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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이 맺어준 인연입니다"

2010.09.17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의 운명이었어."
노사연의 <만남>이라는 노래 가사의 일부다. 누구나 한 번쯤 운명처럼 만나 뜨거운 사랑에 빠지는 꿈을 꾼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그런 운명 같은 만남이 찾아오는 건 아니다. 이들의 만남은 우연이었지만, 사랑은 필연이었다. 그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어준 게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지난해 9월 <오마이뉴스>는 한국미래발전연구원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이 읽은 책들'이라는 11강 규모의 대중강좌를 열었다. 첫 시도였다. <유러피언 드림>, <미래를 말하다>, <슈퍼 자본주의>, <빈곤의 종말>, <생각의 오류> 등 노무현 대통령이 진보의 미래를 고민하며 탐독했던 책을 교재로 삼아, 참여정부 인사들이 강사로 나서서 함께 공부하는 다소 딱딱한 강좌였다. 그런데도 반응은 뜨거웠다. 100석 규모의 강의실이 비좁을 정도였다. 열기도 뜨거웠다. (※ 노무현 강독회 내용은 올해 6월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라는 제목의 책으로 발간됐다.)


회사원·공무원·교사·교수·학생·의사·NGO 관계자·전업주부 등 다양한 직업군과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였다. 피곤한 하루 일과를 마치고 파김치가 됐을 법한데도 강의실 안은 언제나 활기찼다. 강사와 수강생들의 공감대, 학습에 대한 열의가 느껴졌다. 때로는 술잔을 앞에 두고 자정 넘게까지 토론을 벌였다. 그렇게 끈끈해진 수강생들은 지금도 OB모임을 만들어 격월로 만난다. 지난 12일에는 노무현 강독회 1주년을 맞아 10명이 봉하마을에 다녀왔다.




노 대통령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졌다

박재홍과 이은선. 그들은 이 강독회에서 만났다. 마포구청에 근무하고 있는 박재홍씨(34)는 처음부터 강좌를 신청했지만, 회사원인 이은선씨(35)는 중간부터 수강했다. 이미 강좌를 듣고 있던 직장 동료의 권유로 10월 수강생들의 가을산행 번개 모임에 나오면서부터다. 이들은 때때로 강의 후 뒤풀이 자리에서 마주쳤지만, 여러 사람들과 함께였다. 시작은 그랬다.

두 사람은 이후 다른 강좌를 연달아 들으며 우연인지, 필연인지 만남을 이어갔다. 그런 만남이 쌓이다 지난 4월부터 이성으로서 감정이 싹텄고, 4개월 연애 끝에 결혼을 결심했다. 갑작스런 노 대통령의 서거에 충격을 받았고, 누구보다 열심히 책을 읽고 공부했던 노 대통령을 본받고자 강독회를 수강했던 그들은 이미 많은 공통 분모를 갖고 있었다. 무엇보다 사회·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의기투합할 수 있었다.

"노 대통령이 돌아가신 뒤 그 빈 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져" 노무현 강독회를 수강했다는 이은선씨. 강독회를 듣고 나서 "노 대통령을 기억할 때 누구나 존경하는 대통령이 되도록 만드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라는 걸 절감했다"는 박재홍씨. 두 사람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회원이자, <노무현재단> 후원회원인 점도 똑같다.





만남에서 결혼까지 모든 게 ‘노무현 대통령 탓’


노무현 대통령 때문에 운명 같은 만남이 결혼으로 이어졌다는 박재홍·이은선 커플은 오는 10월 2일(토) 오후2시 신촌 거구장에서 결혼식을 한다. 주례 선생님은 노무현 강독회 때 <빈곤의 종말> 강의를 맡았던 박능후 경기대 교수. 예비신부 이은선씨가 지난해 가을 산행을 갔을 때 동행했던 분으로, 두 사람에게는 이미 ‘선생님’이었다. 두 사람의 만남부터 결혼까지 여러 인연이 얼키설키 엮여 있다. 그래, 이 모든 것이 '노무현 대통령 탓'이다.

그들에게 '운명 같은 만남'이라고 하자 "절묘한 인연인데, 앞으로 운명으로 만들어가는 것은 우리의 몫"이라고 대답한다. 노무현 대통령이라는 인연으로 만난 두 사람에게 '어떤 부부가 되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영국 속담에 '결혼 전엔 두 눈 부릅뜨고 살피고, 결혼 후엔 한 눈 살포시 감아라'는 얘기가 있다는 걸 최근에 지인으로부터 들었습니다. 인생지대사를 신중히 결정하고, 결혼생활 중에는 상대의 단점에 대해서는 한 눈 감고, 나머지 뜬 눈으로는 장점만 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 말씀을 명심하고, 서로 존중하면서 이쁘게 살겠습니다. 그리고 깨어있는 시민이 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잘 지켜봐주세요.^^"



※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하나가 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중에는 더욱 특별한 인연을 가진 분들도 있지요. 이번에는 ‘노무현 강독회’에서 수강생으로 만나서 사랑을 키우고, 결혼에 이른 커플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노무현 강독회’를 기획한 이한기 <오마이뉴스> 출판교육국장이 그 사연을 보내왔습니다. 박재홍-이은선 두 분의 결혼을 여러 회원분들과 함께 축하드립니다. <노무현재단>에서는 두 분에게 대통령님 기념품을 축하 선물로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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