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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07년 노무현 후보가 재선을 위해 출마했다면?

2011.04.18


2007년 노무현 후보가 재선을 위해 출마했다면?

조기숙/이화여대 교수ㆍ노무현시민학교장



생각의 오류가 진실이 되는 사회

2012년 진보진영이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까? 미래에 대한 예측은 과거에 대한 정확한 복기로부터 가능하다. 그런데 그 동안 있었던 언론과 지식인의 2007년 대선평가와 분석은 대체로 불만족스럽다는 게 노무현 대통령의 생각이었다. 경험적 증거도 없이 노무현 때문에 이명박이 당선되었다는 주장은 야만이고 폭력이다.

‘생각의 오류’에 조중동 수구언론 뿐만 아니라 한겨레, 경향 진보언론, 최장집 사단은 물론이고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오연호, 조국, 정치학계의 뛰어난 학자들까지도 아무 물음표 없이 동참했다. 필자는 한국의 지식인들이 왜 회의하지 않는지 그게 늘 궁금하다. 그동안 좌우 언론과 학자들이 동참해서 만들어낸 담론이 왜 오류인지를 경험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필자는 수많은 논문과 책을 썼다. 하지만 오류는 오늘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 대선에 대한 평가도 언론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오류이다. 만일 그 평가가 맞는다면 오늘날 정치는 미스터리 투성이다. 노무현 대통령을 애도하는 끝없는 추모행렬, 노무현 이름을 팔아야 선거에도 출마할 수 있고 책장사라도 할 수 있는 현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민심이반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의 견고한 지지도, 박근혜 후보의 흔들리지 않는 차기 후보 1위, 또 한나라당이 집권할 것이라고 믿는 국민이 55%에 달하는 현실.

이러한 현상을 지난 대선결과를 해석했던 방식으로 일관성 있게 설명이 가능한가? 노무현의 지지도가 낮아서 이명박이 당선되었는데 이명박의 폭정에도 불구하고 야권은 왜 지지리도 희망을 주지 못하는가? 이런 현상 앞에서 지난 대선을 잘못 해석했다고 고백하는 지식인이 단 한명도 없는 현실이 비극이라고 생각된다.

필자는 역으로 이렇게 묻고 싶다. 역사에 만일은 없다지만 만일 2007년 노무현대통령이 재선에 출마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랬다면 2007년에는 노무현 대 이명박의 선거가 치러졌을 것이다. 누가 이겼을까? 노무현 대통령의 인기가 높지 않았으니 당연히 패배했을까?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겼을 확률이 50%는 넘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평상시 여론과 선거 때 민심은 완전히 다르다. 따라서 평상시 인기와 선거결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한국정치 예측가능하다

한국정치에서 예측은 가능한가? 나는 가능하다고 믿는다. 만일 믿지 못하겠다면 필자의 책 <마법에 걸린 나라>를 다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2006년 출간된 그 책은 다음과 같이 2007년 대선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2002대선이 정치적 진보를 세력화하는 선거였다면 2007대선은 경제적 진보를 세력화하는 선거가 될 것이다. 젊은 세대들이 보수화하는 것은 진보담론은 사라지고 보수담론만이 횡행하기 때문이다. 진보의 깃발을 높이 들고 잠재적 지지자를 동원해 내자. 정치의 핵심은 잠재적 지지자를 동원해 내는 데에 있다.

진보정책의 핵심은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는 교육제도, 개인의 인권을 보호하는 복지정책의 강화”에 있다고 말했다.

다음 대선은 어느 정당이 양극화를 해결하는데 효과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타당한 정책 대안을 내놓느냐에 달려 있다. 국민들이 경제성장을 원한다고 모든 정당이 그 방향으로 가서는 결국 패배가 기다릴 뿐이다. 진보가 어떻게 보수만큼 성장을 더 잘하겠는가.

다음 대선에서는 비주류 연대인 민주세력대연합이 아닌 주류와 비주류를 아우르는 진보세력대연합이 필요하다. (중략) 과거에 누렸던 기득권에 안주하며 변화를 거부한다는 점에서는 전통적인 기득권세력과 비주류 좌파가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이제 진보세력은 ‘공정한 경쟁’과 ‘사회적 책임’을 내걸고 보수세력은 물론이고 좌파세력과도 차별화를 시도해야 한다. 공정한 경쟁과 변화의 수용은 주류로 성공하는데 필요한 핵심원동력이다.

시민사회 내부에서 (가칭)‘진보국민회의’를 구성해 비전 2030을 다듬어 합의할 수 있는 수준에서 완성된 비전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 좌파와는 확실한 차별화를 하되 필요한 부분에서는 공조 가능성도 열어놓아야 할 것이다. 진보가 성공해야 비로소 좌파도 수권정당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좌파는 깊이 새기길 바란다.

늦었지만 필자가 제안한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2007년 대선에 열린우리당이 했어야 할 일이므로 한 발 늦었다. 그래도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건 사실이다. 대선패배로부터 얻은 교훈 때문이기도 하지만 노무현대통령의 서거와 그가 남긴 <진보의 미래>가 화두가 되어 현재의 변화를 추동했다고 생각한다.

만일 노무현 대통령이 2007년 재선에 도전했다면 열린우리당이 깨지는 일도 없었을 것이고 지금 일어나는 변화가 정확히 지난 대선에 있었을 것이다. 선거에서 국민이 자신도 모르던 잠재적 욕구가 자극 받을 때, 감동을 받고 투표장에 나가게 된다. 그렇게 되었다면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올바른 평가가 이루어졌을 것이고 노 대통령의 지지기반 변화는 가속화되었을 것이다.

왜 정당의 제도화를 말하는가?

노 대통령 임기 5년간 지지기반에 놀라운 변화가 발견된다. 영남의 지역정치가 무너지고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계층정치가 등장한 것이다. 계급정치를 목표로 하는 민주노동당도 아직 정확하게 계층투표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참여정부 임기 동안 중상층이 이탈하고 서민층이 노 대통령 지지자로 새로 유입되었다. 이탈은 크고 유입은 작아서 임기 중 지지도가 낮았지만 만일 노 대통령이 재선에 출마했다면 그러한 변화가 급속도로 이루어져 승리할 가능성이 있었다는 말이다.

특히 잠재적 욕구인 복지주의와 표면적 욕구였던 성장주의가 한 판 대결하면서 ‘사람 사는 세상’의 비전이 국민 마음에 뿌리를 내렸을 것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의 해체, 여당후보의 대통령과의 차별화, 네거티브 선거전략은 감동 없는 선거를 만들었고 국민들의 잠재욕구는 묻혀버렸다. 국민들이 여론조사에서는 성장주의를 더 지지한 것으로 나오지만 복지주의에 대한 잠재욕구가 높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재빠르게 박근혜 후보가 복지주의에 편승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진보진영의 지난 대선 패배는 야권정당의 분열, 지역정당으로의 회귀 등 정당의 실패에 있다. 이명박의 성공은 한나라당의 제도화의 덕을 가장 크게 보았다. 경선과정이 완벽하게 공정하지는 않았지만 박근혜 후보가 경선결과가 승복함으로써 한나라당의 제도화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필자가 2012선거를 앞두고 야권단일정당과 정당의 제도화를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과거의 실패로부터 배우지 않으면 미래의 성공은 담보되지 않는다.

이같은 선거 예측을 가능하게 만든 이론과 경험적 증거를 깨어있는 시민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2007년 대선을 복기해보고 2012년 총선과 대선에 이기는 전략을 제시하는 연구발표회를 다음과 같이 열고자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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