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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브리핑

조선·동아 ‘민간인 불법사찰·증거인멸’ 무시 언제까지

2012.03.26

조선·동아 ‘민간인 불법사찰·증거인멸’ 무시 언제까지

■ 조선, 동아 ‘경기동부연합’ 물고늘어지며 집요한 ‘색깔론’ 공세
■ 경향, 중앙, 한겨레, 한국은 ‘靑 민간인사찰 증거인멸’ 새 팩트 쏟아내
■ 조선· 동아는 北 관련 기사· 천안함 2주기· 핵안보회의로 지면 도배


먼저 주말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잠시 설명이 필요하겠다. 지난 23일자(금) 조선일보가 ‘경기동부연합’이라는 색깔론을 꺼내들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의 총선 출마 포기를 계기로 서울 관악을에서는 ‘얼굴’이 아닌 ‘몸통’이 나서게 됐다는 것인데, 몸통인 경기동부연합이라는 세력이 결국 친북, 종북 핵심세력이라는 주장이다.

이 보도를 시발로 24일자(토)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각각 <종북파가 진보당 휘어잡고 진보당은 민주당 끌고가나>, <민주당, 종북세력의 집권전략에 들러리 설 건가>란 사설을 쏟아냈다. 제목만 봐도 내용을 대충 알 수 있을 터. 이렇게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총선을 향한 색깔론이 살포됐고 통합진보당은 25일부로 조선일보에 대한 취재 전면거부 및 출입금지 조치를 취했다.

조선, 동아 ‘경기동부연합’ 물고늘어지며 집요한 ‘색깔론’ 공세

오늘자 조선일보는 6면 거의 전면을 할애해 다시 응징에 나섰다. <야권연대 논평 1호는 경기동부연합 방어>, <“경기동부 브레인은 이정희 남편” / 심재환 변호사 싸고 논란>, <기자수첩-통합진보, 경기동부 드러난 게 그리 아팠나> 등의 기사다.

<기자수첩>에서는 “통합진보당은 ‘국회교섭단체와 공동정권 창출’이란 거창한 목표를 내걸면서도 정작 자신들 내부를 움직이는 경기동부연합의 실체와 역할에 대해선 답변을 거부한 채 ‘색깔공세’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런 정당이 야권연대라는 이름 아래 제1 야당인 민주통합당의 노선과 정책까지 쥐고 흔들어대는 것이 요즘 우리 정치의 현실”이라고 적었다.

경향신문은 <또 부는 색깔론, 역풍으로 심판당한다> 사설에서 이 문제를 다뤘다. “이런 언설을 우리는 색깔론 말고 다른 것으로 규정할 방법이 없다.…이번 색깔론의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다시 전열을 정비한 야권연대를 분열시키겠다는 것이다.…수구세력들은 거의 관성적으로 색깔론에 의존하는 듯하다. 마지막으로 기댈 것은 역시 색깔론밖에 없다는 듯이.”

‘경기동부’ 관련 보도가 과연 어느 쪽 정치, 어느 편 언론의 현실을 드러내줄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조선일보 태도를 염두에 두고 또 하나 주요 사안을 살펴봐야겠다.

(조선일보, 3월26일, 6면)

경향, 중앙, 한겨레, 한국은 ‘靑 민간인사찰 증거인멸’ 새 팩트 쏟아내

천안함 사건 2주기, 핵안보정상회의가 개막되는 오늘자 신문에도 ‘민간인 불법사찰’ 보도가 계속됐다. 경향신문,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등에서 주요하게 다뤄졌다. 오늘자 관련보도의 주요 내용은 청와대의 증거인멸 개입 의혹을 폭로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2010년 9월 변호사 비용 4000만원을 건넨 인물이 이동걸 고용노동부장관 정책보좌관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장 전 주무관은 지난 19일 검찰 출두에 앞서 “2010년 8월 30일 나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변호사 선임료 1,000만원에 이어 성공보수로 1,500만원이 더 필요했는데 이 돈을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이 마련해 줬다”고 말했었다. 장씨는 “영장 기각 며칠 후 최 전 행정관의 지시로 서초역 인근에서 B씨를 만나 4,000만원을 받았다”며 “그 돈을 들고 (내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바른으로 가서 1,500만원을 건넸으며 남은 돈 2,500만원은 그 곳에 있던 최 전 행정관이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그 4000만원을 전달한 인물이 이동걸 고용노동부장관 정책보좌관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은 검찰발 보도로 나왔으며 중앙일보와 한국일보는 각각 이동걸 보좌관, 장 전 주무관의 전화통화를 통해 거듭 확인했다. 중앙일보는 여기에 이동걸 보좌관이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의 인터넷 팬카페 운영진 출신이라는 사실을 더했다.

이동걸 보좌관의 4000만원 전달 시점은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당시 불법사찰의 ‘몸통’으로 지목돼 재판 중이었던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 ‘증거인멸’ 지시 혐의로 기소된 진경락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에게 금일봉을 전달한 시점과 거의 일치했다. 이를 계기로 각 신문들은 지금까지 등장한 인물들의 면면을 다시 정리했다. <노동부 출신 영포라인 불법사찰로 다시 주목>(경향), <윗선, 더 윗선…임태희까지 개입 의혹>(중앙), <증거인멸 길목마다 ‘고용노동부 라인’>(한겨레) 등에서 보듯 ‘일단’ 윗선은 임태희 전 실장까지 올라간 상황이다.

다른 한편 한겨레는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던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사찰 피해자인 김종익 전 케이비(KB)한마음 대표를 조직적으로 음해하려 들었던 정황이 25일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사찰도 모자라…총리실, 김종익씨 ‘음해 공세’/제보자 직접 접촉·의원에 사철정보 넘긴 정황> 기사에서다.

총리실 대책문건 등을 입수한 기사에 따르면, 국무총리실은 김종익 전 대표 관련 의혹을 당시 한나라당 의원에게 통보하고 선제적인 의혹제기로 물을 흐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2010년 7월 5일 국무총리실이 자체 조사를 거쳐 불법사찰 사건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날 전화를 통해 김 전 대표를 공격할 제보자와 접촉한 사실도 공개했다.

(한겨레, 3월26일, 1면) “증거인멸 길목마다 ‘고용노동부 라인’

조선· 동아는 北 관련 기사· 천안함 2주기· 핵안보회의로 지면 도배

이처럼 청와대와 정부조직이 동원된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의혹은 넓고 깊게 퍼져가고 있다. 어느 시점에서 의혹은 더 이상 의혹만으로 남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자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에는 여전히 이같은 소식을 접할 수 없다.

1개면을 할애해 ‘경기동부’와 ‘야권연대’를 손봐준 조선일보에는 선관위·정당학회와 공동으로 실시한 공동여론조사 관련기사의 한 대목에 ‘불법사찰’ 문제를 밀어 넣었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과 이와 관련한 은폐 의혹 사건의 책임은 결과적으로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응답자의 41.0%가 ‘대통령의 측근들’, 34.9%가 ‘대통령’이라고 답했다는 것. 6면 2단 박스기사의 일부였다. 동아일보는, 말했듯이 없다.

동아일보는 1면에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망각의 대한민국’…> 제하 천안함 2주기 기사가 실려 있다. 적어도 불법사찰 은폐 의혹에 관한 한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망각의 동아일보’…>다. 핵안보정상회의 이틀 동안 서울은 차량 2부제 자율 시행이다. 조선·동아의 ‘자율적인 불법사찰 축소·무시’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김상철/노무현재단 사료편찬특위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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