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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브리핑

중앙일보, <조중동>으로부터의 이탈인가

2012.04.03

중앙일보, <조중동>으로부터의 이탈인가
사설에서 ‘불법사찰, 언론책임론’ 제기한 중앙일보

■ 동아 조선, 진실 규명보다 양비론으로 ‘물타기 작전’
■ 선거 앞두고 정치혐오 부추겨 젊은층 이탈 의도
■ 경향 한겨레 한국일보의 계속되는 ‘불법사찰, 이명박 책임론’


‘MB정권 불법민간인사찰’의 진실을 캐려는 노력은 오늘 아침신문에서도 계속된다. 한겨레는 방송인 김제동 씨에게 압력을 가하는데 국가기관인 국정원까지 동원된 정황을 1면 톱으로, 경향신문은 “사찰피해자 공격, 불법사찰 비호에 새누리의원들이 ‘행동대원’으로 동원됐다”고 비판하는 기획성 기사를 1면에 대문짝만한게 실어 이 사건에 대한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경향신문 한겨레에 한국일보 정도를 제외한 조선 동아일보 등 보수신문을 비롯해 국민 세계일보까지 “청와대와 민주당이 막가는 폭로전을 벌이고 있다”는 식으로 관련기사들을 취급하고 있다. 전형적인 ‘양비론’이며 ‘물타기’의 일종이다. 이들 한무더기의 보수신문 집단 중에서 중앙일보만이 ‘이명박 대통령이 더 이상 이 문제에 침묵하면 안 된다’는 사설을 게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 안하무인 태도를 부추기는 보수언론

조선일보가 1면에서 “청와대와 민주당이 막가는 폭로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한 것, 동아일보가 “사찰 ‘폭탄 돌리기’”(1면)라는 타이틀 아래 새누리당과 민주당, 청와대의 주장을 나란히 보도한 것이 대표적인 양비론이다.

총선이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 선거판을 진흙탕으로 만들었을 때 이득을 보는 진영은 정부 여당밖에 없다. 청와대 개입사실이 분명히 드러나고 있는데도 청와대와 이명박 대통령이 책임자 문책은커녕 한 마디 사과조차 하지 않으면서 장막 뒤에 숨어 고작 홍보수석을 ‘참여정부 저격수’로 앞세우는 치졸한 행태를 보이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조선과 동아 그리고 KBS MBC 등은 그런 청와대 의도를 충실히 따라가는 보도를 양산하고 있다. 이들 언론들이 이런 식으로 양비론에 방점을 찍는 이유는 간단하다. 4ㆍ11 총선을 앞두고 이전투구식 보도로 정치혐오를 부추겨 젊은층과 중도층의 투표율을 떨어뜨리려는 속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반면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 등은 계속해서 ‘이명박 책임론’을 강하게 추궁하고 있다. 한겨레는 3면에서 “여야가 모두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라’고 요구했지만, 이 대통령은 최소한의 언급도 없다.”고 지적했고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사찰 그 자체와 은폐의 불법성도 문제이지만, 이를 처리하는 방식과 수준이 상식 이하” 라고 질타했다.

“김제동 압박에 국정원까지 동원됐다”-경향 한겨레

이들 신문들은 속보에서도 투지를 불태운다. 한겨레는 1면 톱으로 “개그맨 김제동씨가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앞둔 2010년 5월께 국가정보원 직원으로부터 노대통령 추모 콘서트 사회를 맡지 말도록 회유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경향신문은 “사찰피해자 공격, 불법사찰 비호에 새누리의원들이 ‘행동대원’으로 동원됐다”고 비판하는 기획성 기사를 1면에 대문짝만한게 실어 이 사건에 대한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오늘자(3일) 조간들 가운데 주목되는 건 중앙일보다. 지금까지 MB정부의 불법사찰 문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중앙일보가 “대통령, 더 이상 침묵해선 안 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상황이 여기까지 온 데는 중앙일보를 포함한 언론의 책임도 있음을 고백한다”고 했다. “언론이 제대로 취재를 했다면 문제의 문건들이 2010년 7월 검찰 수사 착수 후 1년 반이 넘을 때까지 수사기록 속에 묻혀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정확한 진상 규명”이라고 강조한 중앙일보는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때라고 본다”고 주장하면서 “그러나 이 대통령은 불법 사찰 문제를 외면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 불법 사찰 문제 ‘소극’에서 ‘적극’으로 바뀌나

중앙일보가 이렇게 사설을 통해 ‘언론책임론’과 ‘이 대통령의 사과’를 주장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오늘 <중앙일보> 사설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끝을 맺고 있다.


“사과할 부분이 있다면 사과해야 한다. ‘다시는 불법 사찰 같은 일이 있어선 안 된다’는 선언과 함께 성역 없는 조사를 지시해야 한다. 그것이 지금 국민이 대통령에게서 듣고 싶은 말이다.”

당연한 논조가 중앙에서 나왔기 때문에 놀랄 수 밖에 없다는 사실, 대한민국 언론지평의 역설이 아닐 수 없다.


팬더곰/전 미디어오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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