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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브리핑

‘심장’을 빼앗긴 공포

2012.05.24

             

심장을 빼앗긴 공포

 

당원명부 압수에 진보당 평당원들 불안과 분노” <한겨레>
한상희 교수, <경향> 시론통해 정치꾼으로 나선 검찰 질타
색깔론에 빠진 <조중동>, 헌정기본질서 위협 외면하고 진보당 조롱만



통합진보당 평당원들이 공황상태에 빠졌다

24일자 한겨레신문의 1면 톱기사 첫 줄이다. 한겨레는 <“검찰, 교과부로 명단 넘길까 겁나” “취업 때 불이익 받는 것 아닌가”>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통합진보당의 당원명부 압수 이후 평당원들의 심리적 불안 상태와 분노를 가감 없이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통합진보당 평당원들은) 개인 신상정보가 담긴 당원명부를 통째로 압수한 검찰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공무원은 물론 공기업·사기업 사원, 개인사업자, 학생에 이르기까지 일상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20여만 명의 이름이 올라간 통합진보당 당원명부에는 개인마다 10여가지의 신상정보가 적혀 있다고 한다. 진보당 가입 원서 양식을 보면, 이름, 주민등록번호, 전자우편주소, 자택전화, 자택주소, 직업, 직장주소, 활동지역위원회(지구당), 당비 영수증 수령방법, 기관지 구독 여부, 정당 활동 참여희망분야를 적게 돼 있다. 그동안 어떤 활동을 했는지 명부에 함께 기록한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행법상 정당 가입이 금지된 공무원·교사들의 불안감은 더욱 크다고 신문은 전하면서 그 후폭풍은 교원 임용시험을 준비중인 예비교사들에게까지 절망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이날자
<통합진보당 수사, 대상 범위 엄격히 한정해야>란 제하의 사설에서 마구잡이로 치닫는 검찰의 과잉수사 의욕에 제동을 본격적으로 걸고 나섰다.

사설은 먼저 통합진보당에 대한 검찰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사실상 통합진보당의 정당활동 전체가 수사대상에 오른 셈이라고 지적한 뒤 통합진보당에 대한 수사는 헌법이 보장한 정당활동 보호차원에서 엄격하게 균형을 잡아야 한다. 일단은 당초 사태의 발단이 됐던 부정경선 의혹과 폭력 부분에 한해 신속히 결론을 내리되, 정치적 논란에 휘말릴 개연성이 큰 여타 문제는 당내 자정노력과 국민여론에 맡기는 것이 옳다고 선을 그었다.

압수수색은 보수우파 일변도 정치지형 짜기 속셈

통합진보당 죽이기의 결정판인 당원명부 압수수색에 담긴 검찰의 노림수는 무엇인가.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자 경향신문에 기고한 <정치꾼으로 나선 검찰>이란 제하의 시론에서 통합진보당의 압수수색을 기화로 검찰은 이제 정치개입의 수준을 넘어 본격적인 정치꾼으로 나섰다범죄사실 공표라든가 기획수사와 같은 음지의 공작에서 과감하게 뛰어나와 정치지형을 보수우파의 독점체제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먼저 정당의 당원명부는 정당의 심장일 뿐 아니라, 복수정당제에 기반을 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핵에 위치한다. 복수정당제는 정당 가입과 활동의 자유를 보장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여기서 당원명부의 비밀성은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낼 것을 강요받지 않을 때 정당 가입이나 활동이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당원명부의 비밀보장이 전 세계 문명국가의 상식임은 이 때문이며 우리 헌법이나 법률 또한 다르지 않다.” 고 정당의 당원명부가 갖는 의미를 핵심적으로 요약했다.

한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압수수색영장을 들이대며 당원명부를 강탈해 갔고, 바로 그 순간부터 우리의 헌법질서는 검찰의 손바닥 안에서 희롱당하게 된다면서 공무원이나 교원의 정당 가입 여부의 확인은 작은 해악에 불과하다. 창당 이래 20만명에 달하는 입당·탈당자의 개인정보는 검찰로 하여금 그 모든 사람들의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소위 진보당이라는 이름으로 포괄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의 사상과 정치적 신조 나아가 정치적 친교관계까지도 감시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그 해악을 지적했다.

한 교수는 이어 검찰은 정치의 보조자나 마름의 역할을 벗어나 스스로 정치 지형을 바꾸어나가는 정치 주체로 등극한다면서 헌법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어느 영장담당판사가 생각 없이 발부한 영장 하나로 시작된 이 사태는, 이제 중정·안기부라는 압제자의 이름을 검찰로 바꾸면서 피땀으로 이룬 우리의 민주주의를 일거에 무너뜨리고 있다고 한탄했다.

진보언론이 이처럼 헌정의 기본질서가 무너질 것을 우려하는 데 반해 <조중동>은 여전히 색깔론에 갇힌 채 진보당을 비하하는데 열중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날자 <조롱 대상 된 從北 세력>이란 태평로 칼럼을 통해 대한민국 체제를 부정하는 이들의 실체를 국민이 알게 됐는데도 이들이 국회에 들어가 버젓이 '헌법기관'으로 활동하게 놔두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이 국회에 가면 해괴한 일을 꾸미고 황당한 말을 쏟아낼 것이다면서도 하지만 그리 걱정할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종북(從北) 세력의 이율배반적이고 치졸한 모습을 국민, 특히 청소년들이 똑똑히 볼 기회가 될 수 있다. 국회가 교과서나 드라마보다 더 생생하게 주사파의 민얼굴을 보여주는 교육 현장이 될 것이다고 조롱했다.

진보의 우려와 개탄 속 보수는 오로지 색깔론

동아일보는 <통진당에도 상임위원장 나눠주자는 민주당 속내>란 제하의 이날자 사설에서 민주당이 통진당에 상임위원장 선심을 쓰는 속내가 뭔지는 아리송하다. 대선까지 야권연대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입에 발린 말로 통진당의 환심을 사려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민주당은 이중 플레이를 그만두고 통진당을 향해 단호히 종북주의 청산을 요구하고, 이에 부응하지 않으면 야권연대를 정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야 한다고 충고하기까지 했다.

중앙일보 역시 <공직자가 북한 문제답하는 건 의무다>란 제하의 사설에서 최근 MBC ‘100분토론에서 시민논객은 통합진보당 이상규 당선자에게 북한 인권, 북핵, 3대 세습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이 당선자는 여전히 남아 있는 사상 검증은 양심의 자유를 옥죄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형태의 질문은 상당한 문제가 있다며 답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킨 뒤 하지만 자유롭게 생각하는 것과 생각을 밝히지 않는 것은 다르다. 답변 유보는 양심의 자유와 상관이 없다. 자유가 아니라 공직자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다고 해괴한 논리를 폈다.

사설은 특히 이상규 당선자는 법원이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민족민주혁명당에서 지역 책임자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종북(從北) 의혹에 휩싸인 만큼 그가 북한 문제를 피하면 국민은 곧 국회에 들어갈 인사에 대해 불안감을 갖게 된다면서 이 당선인은 사상 검증은 양심의 자유를 옥죈다고 했다. 오히려 공직자인 그가 검증을 거부하면 공동체의 자유가 옥죄게 된다고 몰아부쳤다.

도무지 접점을 찾지 못하는 진보언론과 보수언론들의 양극화된 보도행태는 대통령선거에 다가갈수록 더욱 노골화되고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똑똑한 국민이 되려면 신문부터 가려 읽어야 할 판이다. 뉴스브리핑팀/서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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