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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신간] ‘참여정부 비판론’에 반론 제기한 <한국민주주의 어디까지 왔나>

2012.06.11

[신간] ‘참여정부 비판론’에 반론 제기한
<한국민주주의 어디까지 왔나>



<한국 민주주의 어디까지 왔나>(조기숙․정태호 외 / 인간사랑)는 6․10 항쟁 25주년을 맞아 한국미래발전연구원 민주주의 연구회 회원들이 올바른 민주주의의 발전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87년 이후 한국 민주주의가 얼마나 성숙했는지를 각 분야별로 평가하면서, 우리 사회가 이룬 것은 무엇이고 이루지 못한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각종 개혁정책과 민주주의가 왜 실패하게 되었는지 등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대선을 앞두고 한국 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성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양한 필자들이 여러 분야에 걸쳐서 한국의 민주주의를 평가하고 분석하고 있지만 이들의 문제의식과 고민은 한 가지로 귀결된다. 이명박 정부를 거치면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상당한 수준으로 후퇴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민주정부 10년’을 거치면서 절차적 민주주의가 확보되고 민주적 제도가 확립되는 등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질적인 변화를 꾀한 것 같지만 한국의 민주주의는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많은 전문가들과 평론가들이 한국 정치개혁을 언급하면서 법과 제도의 개혁을 주문한다. 법과 제도를 민주적으로 정비하는 것은 물론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민주적인 법을 만들고 지키는 것도 결국 사람이고 법과 제도 또한 민주적인 문화와 규범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법과 제도가 만능은 아니다.

<한국 민주주의 어디까지 왔나>의 서문을 쓴 조기숙 교수(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런 점을 근거로 “우리 민주주의의 가장 큰 문제는 민주주의 문화와 규범이 공동체 구성원 모두에게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한다.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어도 구성원들이 민주주의 문화를 내면화하지 않으면 성숙한 민주주의 작동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이명박 정부 이후 한국 민주주의가 후퇴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물론 MB정부의 퇴행적 역사인식과 정책 때문이지만 국민과 시민사회가 일상 속에서 민주적인 문화를 가지고 민주적으로 생각하고 실천하지 않은 것도 또 다른 중요한 이유라는 것이다.

때문에 <한국 민주주의 어디까지 왔나>에 참여한 필자들이 ‘시민주권’ 문제에 천착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들은 민주정부 10년 동안 민생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이유도 결국은 시민주권이 뿌리 내리지 못하고 국가의 권력이 약화된 공백을 사법, 검찰, 언론, 재벌 등의 특권층이 비집고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책의 필자들은 진보진영의 학자와 언론들이 그동안 제기해왔던 ‘참여정부 비판론’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2007년 당시 이명박 후보의 당선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논문이 계속 나오고 있는 데도 진보진영 학자와 언론들이 여전히 참여정부 실패론을 믿고 있다고 비판한다. <한국 민주주의 어디까지 왔나>가 진보진영 책임론에 적지 않은 분량을 할애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 민주주의 어디까지 왔나>는 지난 4․11 총선 패배도 참여정부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성찰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2007년 대선을 잘못 진단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가장 민주적이었던 노 대통령을 제왕적 대통령이라며 비난했던 최장집 교수의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에 나타난 주장과 언론인터뷰에 대한 반론도 이 책에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하지만 <한국의 민주주의 어디까지 왔나>를 관통하는 핵심키워드는 시민사회의 질적인 성장 없이 민주주의의 질적인 성장과 발전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한국 민주주의가 질적 성숙을 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미발달된 시민사회, 민주주의적 문화와 관행 및 전통의 부족에 기인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각 부문의 특권층과 기득권세력을 ‘민주적인’ 대통령의 권력으로만 견제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한다.

이 책의 공저자들은 2008년 한국미래발전연구원(미래연)의 탄생 이후 함께 해온 민주주의 연구회 소속 회원들이다. 미래연은 노무현 대통령이 재임 중 마음껏 진보정책을 펼치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참모들과 함께 설립한 싱크탱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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