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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식

문성근 "노 대통령 피흘리며 언론·검찰과 싸울 때 우리는"

2012.06.11

이 글은 지난 6월8일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주최로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2012대선에서 다시 민주주의를 말하는 이유’ 제목의 6.10항쟁 25주년 학술세미나 겸 <한국 민주주의 어디까지 왔나> 출판기념회에서 문성근 노무현재단 이사가 발표한 기조연설문입니다. [편집자]

문성근 "이번 대선경선 4~500만명 등록할 것"
<한국 민주주의 어디까지 왔나?> 출판기념회 기조연설

<한국 민주주의 어디까지 왔나?> 출판기념회 겸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주최 6.10항쟁 기념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오늘 저를 이 자리에 초청해주시고 세미나 준비를 해주신 한국미래발전연구원의 김수현원장님과 민주주의연구회 정태호회장님, 그리고 대표 집필자인 조기숙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바쁘신 가운데 함께 해주신 민주주의 연구회 회원, 연구자님들 그리고 참석자 여러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세미나의 주제가 “2012 대선에서 다시 민주주의를 말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이 주제가 매우 시의적절하고 또 대단히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정부 10년간 한국의 민주주의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습니다. 특히 참여정부시절 민주주의는 미국의 <프리덤하우스>에서도 가장 높게 평가받았습니다. 유신시절 6등급을 기록했던 한국의 정치자유화 지수는 1등급으로 올랐습니다. 국민은 민주주의가 다 이루어졌다고 생각해 2007년 대선에서 경제적으로 ‘잘 잘게해 주겠다’는 후보를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튼튼한 줄 알았던 우리의 민주주의가 이렇게 삽시간에 붕괴하리라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요즈음은 시대착오적인 매카시 광풍까지 불고 있습니다.

우리 민주주의의 토대가 이렇게 허약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새누리당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고도 어떻게 지난 4.11 총선에서 다수당을 이룰 수 있었을까? 한국미래발전연구원의 민주주의연구회가 공동으로 집필한 <한국 민주주의 어디까지 왔나?>라는 책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민주정부 10년의 민주주의는 선의의 지도자에 의한 ‘위로부터 민주주의’였던 측면이 강합니다. 물론 아래로부터 4.19학생운동, 광주민주화운동, 6.10항쟁 등 시민의 도전과 희생으로 성취한 민주화였지만 이 운동은 여전히 학생과 지식인, 야당정치인을 중심으로한 엘리트 운동이었습니다. 민주화운동의 지도자들이 10년간 집권한 결과 민주주의에 많은 진전과 성과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민주정부 10년은 절반의 민주주의에 그쳤습니다. 국회는 있으되 대화와 타협은 이루어지지 않고, 정당은 있으되 지역주의정당의 한계에 폐쇄구조로 유권자의 참여는 불가능하고, 시민단체는 있으되 회원의 참여는 부진했으며, 사법제도는 있으되 여전히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과거 독재 시절 대통령 한 사람에게 집중된 권력을 민주공화국 체제에 맞게 풀어 내렸으나 이를 중간에 낚아챈 것이 특권세력인 언론과 재벌, 검찰이었습니다.

물론 참여정부에도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 운동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노사모가 대표적입니다. 역사상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 노사모는 참여를 통해 정치를 바꾸겠다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느슨한 연대 조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지지하던 정치인이 대통령이 되자 뿔뿔이 흩어져 무관심하게 지냈습니다. 노대통령이 피를 흘리며 언론, 검찰과 싸우고 있을 때 우리는 그를 외면했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오고 나서야 국민들은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시민들이 주도해 아래로부터 촉발된 최초의 운동이 2008년 촛불집회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민주주의 2.0운동의 시발을 알리는 시민문화운동이었습니다. 부당한 권위주의문화를 배격하고 시민이 직접참여하는 참여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정당이 촛불의 뜻을 정책적으로나 정당 구조면에서 받아내지 못하면서 오히려 이명박정부의 탄압정치만 그 강도를 더해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우리 민주주의가 허약한 데는 ‘정당의 실패’라는 근본적인 원인이 있었습니다. 지역구도에 소선거구제도 문제이지요. <국민의 명령>은 야권정당을 하나로 합쳐 2012년에 정권교체를 이루자는 운동으로만 인식되었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정당 혁신에 있었습니다. 촛불과 시민의 참여역량을 모아 정당을 정치인만의 정당이 아니라 시민 속에 뿌리 박은 정당으로 바꿔내자는 운동입니다. <국민의 명령>은 정당권 밖의 정치세력과 제 시민사회단체와 결합하여 <혁신과 통합>을 결성했고 결국엔 제1야당인 민주당과 통합하여 <민주통합당>을 탄생시켰습니다.

통합초기 <민주통합당>은 한나라당의 지지도를 훌쩍 뛰어넘으며 국민에게 새로운 기대와 희망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정당 혁신을 미처 이루지 못하고 급히 4.11총선을 치르느라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드리고 말았습니다. 정당개혁의 과제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국민의명령>은 동서 지역을 통합하고, 2-30대와 윗 세대간의 세대통합을 이루며, 정치에 관심은 많으나 당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꺼려하는 시민까지 모두 힘을 합칠 수 있도록 기존의 off정당에 인터넷과 sns를 탑재한 on+off 결합정당을 제안해 왔습니다. 중앙당에 직능별 시민단체 등과 정책협약을 맺어 정책당원제를 도입하고, 지역에서는 생활권역별로 예컨대 국회의원 지역구 4~6개를 한 묶음으로 on 지구당을 만들어 지역 시민단체 및 깨어있는 시민과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이 때 시민께서는 입당하지 않아도 차등화된 의사결정권을 갖되 출마하려면 off로 나와야 합니다. 이름 붙여 ‘시민당원제’입니다.

그림으로 느껴보자면, 기성 정당은 당원제도로 벽을 친 성채라면, 네트워크 정당은 광장에 4개 기둥만 세우고 벽채 없이 시민이 무시로 드나드는 구조입니다.

민주통합당 창당 협상에서 지도부 선출과 총선에 모바일 국민참여 방식을 도입한다는데 까지는 합의했으나, 특히 총선 공천에서 모바일 경선은 통합이 늦어져 구상했던 프로쎄스가 채택되지 못했고, 공천 초기 단수후보를 집중적으로 발표하는 등 전략적 실수로 선거인단 등록 열기가 죽어 ‘동원 경선’이란 비판이 있었고 진성당원과 대의원의 의사결정권이 반영되지 않아 불만을 샀습니다.

앞으로 있을 대통령 후보 경선이 매우 중요합니다. 모바일 국민경선제도가 합의+도입되면, 2002년 대선 때 국민 200만명이 선거인단에 등록했으니 이보다 많은 4~500만명이 등록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 수치는 지구당별로 집단지성이 발휘되는 최저선을 넘어 1~3만명에 이를 것입니다. 이를 느슨한 네트워크로 묶어내면 향후 각급 공직후보의 공천이 멋지게 이루어 질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총선에서는 외부에서 들어간 세력에겐 당원/대의원이 없어 100% 국민경선을 채택했으나, 앞으로는 공직후보의 층위별로 당원/대의원 의사를 적절히 반영하고 시민/당원/전문가 배심원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2~30대 청년세대는 이 안에서 정치학습을 통해 성장할수 있고, 무엇보다 민주정부 10년 약체 정부의 한계 또한 극복될 것입니다.

<국민의 명령>은 6월 9일에 선출되는 민주통합당 지도부에게 ‘모바일 국민경선제도’의 법제화를 요청하고, 범야권 대선후보들에게는 저희가 제안 드리고 있는 경선 방식에 동의하고 정당 혁신안을 공약으로 채택하도록 요구할 예정입니다.

이번 총선을 치루며 절감했습니다. 새누리당은 관변단체로부터 주민자율조직까지 이익 공동체로서 지난 수십 년 가꿔온 탄탄한 조직을 갖고 있습니다. 민주진영은 바람을 기대할 뿐입니다. 민주진보 진영이 어떻게 정당을 진화시켜 보수세력과 대등하게 경쟁할 것인가? 솔직히 불안합니다. 대선은 양 진영으로 나뉘어 총출동하는 국면이라 후보 경선에 몇백만명 시민께서 선거인단에 등록해주시겠죠. 그러나 대선이 끝난 후 과연 시민들께서 느슨한 네트워크에 남아 활동해 주실까? 우리는 보수세력처럼 이익을 나눠 드릴 재간은 없으니 ‘역사 발전에 기여했다’는 보람에 더해 공동체의 재미와 유익함을 함께 할수 있는 좋은 방안은 무엇일까?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은 그 분의 어법이 아닙니다. 제가 번역하면 이렇습니다. “시민이 깨어나서 조직에 참여하여 힘을 발휘하는 만큼 사람 사는 세상에 가까워 질 것이다”

함께 고민하고 힘을 합쳐 반드시 성공시켜내면 좋겠습니다. 여기 계신 전문가분들께서 지혜와 힘을 모아 주십시오, 저도 민주통합당 안에서 정당 혁신을 성공시킬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 다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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