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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브리핑

‘주폭과의 전쟁’ 실체를 뒤집어 보니

2012.06.21

주폭과의 전쟁실체를 뒤집어 보니

<경향> <한겨레> 사설, ‘주폭과의 전쟁허실 지적

의원 친인척 보좌관정치불신 조장 앞장서는 <조선>의 위선

<동아> 박근혜 올인, 논리도 체면도 던져 버렸다

1968년 미국 공화당소속의 닉슨 대통령이 이른바 범죄와의 전쟁을 시작한 다음부터 대공황이 정점에 이르렀던 시기의 공화당 정권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폭력 범죄가 늘었을 뿐 아니라 1970년대 중반부터는 전무후무할 정도로 수감률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범죄의 원인이 되는 각종 사회현상에 대한 종합적인 접근 없이 단속 위주로 달려들어서는 오히려 범죄를 조장하기만 한다는 역사적인 사례인 셈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미국의 공화당 정권이 범죄와의 전쟁에 매달린 이유는 그것이 선거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투표일에 내리는 비처럼 범죄는 공화당에 유리하다. 범죄가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면 상당수의 미국인들은 어김없이 진보적 관용정책을 비난하고 보수 성향의 후보로 돌아서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보수 성향의 후보가 공권력을 확립하고 범죄자를 응징하는데 더 단호한 입장을 내세우기 때문이다.

강경한 대응은 도움이 안 되며 범죄를 줄이는 길은 더 정의롭고 기회가 더 균등하게 돌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는 진보진영의 답변은 유권자를 거의 움직이지 못했다. 범죄율이 올라가면 진보주의자들은 거의 언제나 수세에 몰린다. (이상 제임스 길리건 지음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에서 인용)

사회적 약자만 때려잡는 주폭과의 전쟁

이것은 비단 미국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니다. 지금 우리 경찰들이 어느 보수 신문사와함께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이른바 주폭과의 전쟁도 따지고 보면 같은 맥락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은 21일 자 사설에서 이런 문제를 짚어 눈길을 끌고 있다.

경향신문은 <여론몰이식 주폭 단속이대론 안된다>는 제하의 사설에서 요즘 서울 거리를 걷다 보면 관할 경찰서 등이 내건 주폭과의 전쟁운운의 펼침막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조폭(조직폭력배)’의 오기(誤記)로 여기기 십상이지만 그게 아니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어느 보수신문사와 함께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이른바 주폭(주취폭력) 단속을 선전하는 홍보물인 것이다면서 군사독재 시절을 연상케 하는 이러한 여론몰이식 수사가 갖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이 주목한 것은 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들은 마구잡이 수사의 희생양으로 삼고 있는 반면에 힘깨나 쓰는 이들에게는 면죄부를 부여하는 경찰의 이중잣대 또는 형평성 위배의 문제.

신문은 경찰은 그제 저녁 만취한 상태로 서울 서교동 지구대에서 경찰관들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주먹질과 발길질 등 폭력을 휘두른 새누리당 김모 수석전문위원을 연행했으나 다음날 아침 슬그머니 풀어주었다. 그동안 경찰은 주폭사범의 경우 과거 범행을 추적하고, 피해자들에게서 소상하게 진술을 받는 등 최대한 범죄사실을 수집하는 저인망식 수사로 단속 한 달 만에 무려 100여명을 구속했다. 그런데도 김 위원의 경우에는 집권당 고위당직자라는 신분을 의식해서인지 아무런 혐의도 적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구속된 100명 가운데 대부분이 무직자나 노숙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똑같은 음주폭력 행위라도 누구는 죄가 되고 누구는 죄가 되지 않는 모양이다고 꼬집었다.

사설은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찰과 보수언론의 여론몰이 속에서 사회적 약자들이 억울한 피해를 당할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한 뒤 시민들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경찰의 조처는 환영할 만한 것이지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무차별적 단속은 민간폭력보다 훨씬 위험한 국가폭력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겨레신문도 <‘주폭’, 과연 구속만으로 해결될 사안인가>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서울경찰청이 주폭으로 구속된 100명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무직이 82명이고 막노동이나 고물수집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서민층이나 극빈층이 대부분이라면서 음주폭력이 사회·경제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면 과연 형사처벌로만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주폭은 재활치료보다는 구속조치가 우선돼야 한다는 김 청장의 말을 선뜻 수긍하기 힘든 이유다고 일침을 놓았다.


  

정치 불신 조장이 보수에 유리?

보수신문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정치에 대한 불신 조장이다. 앨버트 허시만은 <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원제-반동의 수사학)>란 그의 명저에서 보수가 단골로 써먹는 수사적 무기 가운데 하나로 무용 명제역효과 명제란 점을 제시한 바 있다. 백날 해봐라, 아무 일도 안벌어진다”(무용명제), “그래봐야 너만 힘들어진다”(역효과 명제)라는 논리다.

우리 사회를 개혁하는 수단 가운데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정치 자체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무용 명제와 역효과 명제를 각인시켜 보수가 두고두고 해먹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함은 물론일 것이다.

조선일보는 <친인척 비서로 둬 세금 빼먹은 금배지들>이란 제하의 이 날자 사설에서 정치 입문(入門) 전 육군 3군사령관을 지낸 민주당 서종표 전() 의원이 지난 18대 국회에서 자기 딸을 3년 동안 4급 보좌관으로 채용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딸은 출근도 안 하면서 매년 7000만원씩 모두 2억여원을 받아갔다면서 나랏일을 하라고 만들어 놓은 보좌관 자리에 딸 이름을 써놓고 세금을 챙겨가는 것은 군대에서 허수 장병을 올려놓고 의복과 식량을 빼돌리는 짓과 똑같다고 질타했다.

물론 이것은 드러난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민주당 뿐 아니라 새누리당에서도 만연되고 있는 것이 이른바 친인척의 보좌관 비서관 기용이다.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조선일보가 지적했듯이 미국은 의원이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할 수 없도록 법으로 정했고, 독일에선 의원이 친인척을 보좌관으로 쓰면 그 친인척은 월급을 받지 못한다. 우리 국회에도 2010년 배우자 및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하지 못하게 한 법안이 제출된 적이 있지만, 의원들이 거들떠보지도 않아 자동 폐기됐다는 점이다.

언론자유는 언론을 가진 자만의 자유란 경구도 있지만, 여론을 이끄는 신문이라면 당연히 배우자 및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하지 못하게 한 법안이 제출됐을 때 그것이 통과되도록 압력을 가하는 일이 선행됐어야 했다. 그때는 나몰라라 하던 언론이 이런 사례가 재발될 때마다 대서특필하는 것은 결국 정치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겠다는 의도가 그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새누리당과 박근혜에 올인하고 있는 동아일보

최근 들어 가장 정치적 색깔을 분명히 하고 있는 보수신문의 첫머리에는 단연 동아일보를 올려놓아야 할 것 같다.

전날인 20<이재오, 여성 대통령 시기상조론 수정해야>란 사설을 통해 여성이란 점을 제외하고는 공통점을 도저히 발견하기 어려운 영국의 마가릿 대처 전 총리 반열에 박근혜 의원을 올려놓았던 동아일보는 21일에도 3개의 사설 전부를 통틀어 새누리당과 박근혜 의원 띄우기에 혈안이 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 정치쇼라도 무노동 무임금동참하라>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동아일보는 새누리당을 띄우면서 국회 파행의 원인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는 후안흑면(厚顔黑面)’의 모습을 보였다.

또한 <12월 대선, 2030 높은 투표율이 희비 가를까>라는 제하의 사설에서는 지난 총선 직후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의 민주통합당 지지율은 새누리당보다 17.5%포인트, 30대는 27.3%포인트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2030세대의 야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는 근거다.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세론에 취해 있다가는 대선에서 역풍을 맞을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신문의 특히 <연평해전 기념식에서 DJ 대신 反省할 사람들>이란 사설에서는 서해교전 당시의 안보라인인 김동신(국방부 장관) 박지원(대통령 비서실장) 임동원(대통령 외교안보특보) 신건(국가정보원장) 등의 이름을 거명하며 이들은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안녕을 지키려다 산화한 장병들의 영전에 10년 동안 국화 한 송이 바치지 않았다. 그러고도 죄책감이 안 보인다. 김동신 박지원 임동원 신건 제씨는 이제나마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대신해 제2연평해전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희생 장병들에게 용서를 빌고 국민에게 사죄하는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한지 5년차에 들어서고 있지만 2002년 당시의 외교안보라인까지 들먹이며 국화꽃 한송이를 바치라고 강요하고 있는 동아일보의 바람과는 달리 단 한번도 서해교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모양이다.

신문은 국방부가 29일 열리는 제2연평해전(6·29 서해교전) 10주년 기념식에 이명박 대통령의 참석을 적극 건의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이 참석할 경우 군 통수권자로서는 제2연평해전 관련 행사 첫 참석이다라고 낯뜨거운 사실을 부끄럼없이 밝혀놓았다. 역시 군미필 출신 대통령이란!

뉴스브리핑팀/서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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