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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브리핑

진종오 선수와 쌍용차·SJM 노동자

2012.08.06

진종오 선수와 쌍용차·SJM 노동자


■ 실력만큼 대우받는 스포츠맨만 관심, 일한만큼 대우받지 못하는 노동자는?
■ 경향신문 “박근혜 측 ‘까칠한 질문 빼라’ 20대 정책토크 행사 ‘마사지’ 요구”
■ 집값 하락이 경제 낭떠러지로 떠민다는 조선일보…집값 상승이 경제 살릴까


새누리당의 공천헌금 수사와 이를 문제 삼아 경선 참여 거부를 선언했던 이른바 비박(非朴)주자 3인의 이틀만의 복귀 결정 등이 지면에 등장한 8월 6일자 신문. 그래도 대세는 올림픽이다. 1면에 모두 한국축구의 4강 진출 소식을 배치했다. 독자들이 다 아는 내용. 이럴 때 신문쟁이들의 고민이자 승부처가 편집이다. 각 신문의 제목을 보자. 고민했겠지만 대부분 무난하다.

<준비된 한국축구 ‘종가’ 영국 꺾고 새 역사 쓰다> (국민일보)
<올림픽 첫 4강> (서울신문)
<축구종가 영국 꺾고…64년만에 올림픽 첫 4강> (조선일보)
<홍명보호 축구, 축구 신화 새로 쓰다> (한국일보)

이 가운데 서울신문은 제목에 4자를 선수 얼굴사진으로 구성했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에 방점을 찍은 신문들.

<4강 신화, 홍명보의 ‘파격’에서 시작됐다> (경향신문)
<멘털축구, 종가 멘털붕괴 시키다> (동아일보)
<‘홍명보 매직’ 4강 기적 일구다> (세계일보)
<홍명보의 소통과 포용, 4강신화 다시 쐈다> (한겨레신문)

중앙일보는 좀 달리 가보려고 시도했다. 골키퍼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것.
<런던의 두 골키퍼, 64년 만의 대반전 / 올림픽 축구 첫 4강 신화 쓴 2012년 이범영, 그 뒤엔 축구화도 손수 고쳐야 했던 1948년 홍덕영 있다>

‘실력도 대우도 프로’라는 인정

그럼에도, 편집에서 눈에 띄는 성공작은 없는 거 같다. 올림픽 관련기사도 그렇다. 비하인드 스토리 혹은 다른 관점에서 선수나 경기를 조명하는 내용은 찾기 어렵다. 대부분 경기종합이고 재방송이다. 다만 사격 진종오 선수를 다룬 동아일보 2면 <비행기 비즈니스석…프로 뺨치는 연봉…‘황금총, 황금 대우’ / 진종오 “오직 성적으로 말하겠다”…자기 관리 철두철미> 기사는 다른 맥락에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단의 좌석은 기본적으로 이코노미석인데 진종오 선수는 3배가량 가격이 높은 비즈니스석에 앉았다고 한다. 소속팀에서 비용을 부담했다. 진종오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다음은 기사의 한 대목이다.

진종오가 비즈니스석을 타기 시작한 건 올 초부터다. 올 초 프레올림픽 출전을 위해 런던에 다녀온 진종오는 “유럽까지 이코노미를 타고 갔더니 제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힘들었다”고 회사에 얘기했다. 당시 분위기는 ‘뭐 이런 애가 다 있어’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다’ 두 편으로 갈렸다고 한다.…진종오는 열심히 한 만큼 프로 선수 못지않은 대우를 받는다. 대부분의 실업 선수들과 달리 진종오는 KT와 연봉 계약을 한다. 좋은 성적을 내면 더 많은 돈을 받고, 그러지 못하면 미련 없이 떠나겠다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이 같은 내용과 함께 진종오 선수의 철저한 자기관리와 프로의식을 높이 평가했다. 올림픽이 아닌 다른 신문의 다른 기사와 겹쳐보자.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사측이 직장폐쇄 직후 투입한 경비용역업체 컨택터스 직원에 의해 폭력진압 당한 SJM 노조 관련기사와 쌍용차 파업을 이끈 뒤 3년간 옥고를 치르고 지난 5일 출소한 한상균 전 지부장 인터뷰를 실었다.

노동자는 대우 못 받는 아마추어?

한겨레신문은 1면 <“폭력진압땐 수억원 이면계약” / 컨택터스 전 대표 증언 경찰, SJM이 폭행 사주 확인>, 10면 에서 “노사 갈등 중인 회사가 용역을 동원해 노동자들을 폭력으로 진압할 경우 일반적인 경비계약 외에 억대에 이르는 이면계약을 체결한다고 용역경비업체 컨택터스 전직 임직원이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또 컨택터스 직원들이 투입돼 폭력사태를 빚은 경기도 안산의 자동차 부품회사 에스제이엠(SJM) 사쪽이 농성중이던 노조원들을 폭행해 끌어내도록 컨택터스 쪽에 사주했다는 경찰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2006~2007년 컨택터스 대표를 맡은 이 아무개(38)씨는 “회사를 점거한 노조원을 끌어내는 것은 법적으로 용역경비업체가 못하게 돼있고, 그렇게 하려면 노조원들을 구타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경우엔 직원들이 형사처벌을 받고 회사가 문을 닫을 게 뻔하기 때문에 뒤로 수억원대 이면계약을 맺는다”고 증언했다.

6면 <“눈물로 쌍용차 대타협 이뤘건만…그들은 우릴 절망에 가둬”> 제하 한상균 전 쌍용차 노조 지부장의 인터뷰를 보자.

-당시 77일간 ‘옥쇄파업’에서 뭘 얻고 잃었나?
“무엇인가를 얻거나 잃을 것을 염두에 뒀다면 단 하루도 (파업을) 못했을 것이고 참혹한 상황을 견뎌내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인간이고 싶다는 것 때문에 그 험한 시간을 견뎌냈다. 노동자도 떳떳한 가장이고 사회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살고 싶은데 왜 하루아침에 공장을 떠나야 하는지 분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부장이나 노조 지도부의 결정에 따라서만 투쟁을 이어가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자본은 그런 우리를 옥쇄파업으로 내몰았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실력만큼 대우받는 진종오 선수를 동아일보는 ‘실력도 대우도 프로’라고 평가한다. 반면 자기관리는커녕 일한만큼도 대우받지 못하는 노동자들도 있다. 회사의 사주로 용역들에게 두들겨 맞고 그것도 모자라 감옥으로 가는 현실이다. 굳이 이면까지 들추지 않더라도 공정하지 않은 우리사회의 이 같은 양면을 짚어볼 필요는 없을까. 알맹이 없는 올림픽 소식으로 지면을 채우는 것보단 그런 필요에 부응하는 게 언론의 역할에 더 걸맞아 보인다.

올림픽 관련소식 또 하나. 한국선수단이 이미 경기일정을 모두 마친 메달리스트들의 귀국을 런던올림픽 폐막식 이후로 일괄 연기해 선수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경향신문 23면 <메달리스트 또 귀국 연기 명령 / 체육회, 개선행사 참석시키려…박태환 “말려도 7일 들어갈 것”> 기사다. 한 대표팀 관계자는 "본단에서 메달리스트들은 폐회식이 끝난 후 본진과 함께 귀국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선수들은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어해 본단에 재고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사는 “체육회는 2008베이징올림픽 때도 메달리스트들의 귀국을 강제로 연기시킨 뒤 개선행사와 카퍼레이드에 참가시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전시행사, 그만할 때도 됐다.

이명박근혜 ‘마사지 프랜들리’ 정부여당


정치 관련소식으로는 경향신문 6면 <박근혜 측 “까칠한 질문 빼라” / 20대 정책토크 행사 전에 질문 내용 ‘마사지’ 요구> 기사가 눈길을 끈다. 경향신문은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측이 5일 당내 경선 토론회에서 질문을 부드럽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 행사를 하면서 사전에 질문을 받고, 이 중 껄끄러운 내용에 대해 ‘마사지’를 요구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박 후보와 안상수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20대 정책 토크’를 열었다. 당 관계자는 이날 “사전에 박 후보 측에서 정책토크를 준비한 당 홍보기획본부에 20대나 청년정책 외에 정치적인 ‘까칠한 질문’은 자제하라고 요구했다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캠프의 대리인과 홍보기획본부, 패널들과의 사전 질의 협의 과정에서 질문지 ‘필터링’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논란이 된 5·16과 공천헌금 질문은 사실상 금기어에 가까웠다”며 “20여개 질문지 중 몇 개가 빠졌다”고 말했다.

‘후보검증’이 아니라 ‘정책토크’여서 그 정도의 연출은 불가피했을까. ‘마사지 프랜들리’ 정부여당이다.

집값 하락도 낭떠러지, 상승도 낭떠러지

경제 관련소식 하나 덧붙이자. 몇몇 신문이 주택시장 침체에 우려를 표명했다. 사설로는 조선일보와 한국일보가 이 문제를 거론했다. 각각 <한국 경제 낭떠러지로 떠미는 집값 연속 하락>, <주택시장 붕괴방지대책, 더 미룰 때 아니다> 사설이다. 주목되는 건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우리나라는 부동산이 가계 자산의 80%를 차지한다. 900조원이 넘는 가계 부채 문제도 부동산값 하락과 맞물려 있다. 집값이 여기서 더 떨어지면 400조원에 이르는 주택 담보대출이 부실해져 은행 등 금융기관이 흔들리고, 실물경제가 주저앉을 위험이 눈에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어 “집값 추락을 막지 못하면 우리 경제가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질 수 있다. 취득세 인하 등을 통해 주택 거래에 따른 세금 부담을 덜어주는 것 같은 비상조치가 나와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후속조치의 타당성이나 실효성에 대한 대목을 일단 젖혀두자. 오늘자 조선일보도 보도했듯이 한국개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2010년 기준 1757만 가구) 가운데 빚이 있는 가구가 63%, 빚이 있으면서 적자를 보는 가구가 33%(365만 가구)에 이른다. 자산보다 부채가 많고, 동시에 적자 상태인 가구는 빚이 있는 가구 전체의 3.3%(36만 가구)라고 한다.

그렇다면 조선일보는 빚을 더 내서라도, 아니면 집 있는 돈 많은 사람이 투기를 해서라도 주택거래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건가. 집값이 오르면 ‘폭등’이고 ‘서민들의 내집 마련 꿈이 멀어져간다’고 성토하던 언론이었다. 오르면 오르는 대로, 내리면 내리는 대로 경제는 항상 낭떠러지인 모양이다. 내집 마련이 꿈인 서민들도 온존한다. ‘이들의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그러면서 부동산 연착륙을 추진할 방도는 정부만 고민해야할까. 그래도 비판이 언론의 소명이라 한다면 이래도, 저래도 비판이란 게 가능이야 하겠다. 허나, 가능하다고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뉴스브리핑팀 / 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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