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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브리핑

박근혜, “줄푸세 원칙 바뀐 게 없다”

2012.08.23

박근혜, “줄푸세 원칙 바뀐 게 없다”

대다수 조간 ‘묻지마 칼부림’ 사건 주목...경향-중앙, '안철수 룸살롱' 상반된 시각 


23일자 조간신문들이 별로 다루지는 않았지만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22일 오찬 기자간담회는 사실 주목할 만하다.

한국경제는 23일자 <박근혜 “줄푸세 원칙 바뀐 게 없다”>는 제하의 1면 4단 기사를 통해 “5년 전 주장했던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 기조가 바뀐 게 없다”는 박근혜 후보의 발언을 부각시켰다. ‘줄푸세’는 박 후보가 17대 대선 때 당내 경선에서 내세웠던 대표적 공약이다.

신문에 따르면 박 후보는 또 “복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는 것은 무책임한 얘기”라면서 “기업 규제 또한 투자와 같은 정상적인 기업 활동에 방해가 되는 쓸데없는 규제는 풀어야 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어 “다만 경제 지배력을 남용하는 측면이 있다면 이것은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일부에서 이걸 놓고 ‘줄푸세’ 원칙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최근 정책 기조로 내놓은 경제민주화, 복지, 일자리 등 3대 원칙이 결코 배치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박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의 복지 공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재정이나 조세부담으로는 어림없다는 지적에 대해 “국민적 차원의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한 전날(21일) 발언이 ‘증세론’과 연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결국 복지를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통해 서민층 표를 공략하고, 세금은 늘이지 않겠다고 함으로써 부자들의 기존 지지까지 잃지 않겠다는 ‘꿩 먹고 알 먹기’식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자들의 세금은 줄이고, 재벌에 대한 규제는 풀고, 서민들에게만 법 준수를 강요하는 이른바 이명박 정권의 ‘줄푸세 악정(惡政)’에 원인을 제공한 자신의 ‘줄푸세 공약’을 자신이 집권하더라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함으로써, 그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여의도의 ‘묻지마 칼부림’ 주목한 조간신문

22일 저녁 여의도 렉싱턴 호텔 주변 길거리에서 3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지나가던 행인 등 4명에게 큰 부상을 입힌 사건이 조간신문들의 주목을 받았다.

한겨레신문(<이번엔 여의도서 ‘무차별 칼부림>) 조선일보(<서울 도심서도 무차별 칼부림>)은 이 사건을 1면 머리기사로 다뤘으며, 다른 조간신문들도 주요한 기사로 다뤘다.

한겨레신문은 “특별한 이유 없이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무차별 흉기 난동’이 이달 들어서만 3번째 발생했다”고 전하면서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전 직장 동료들이 퇴근해서 나오는 것을 기다려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2010년 피해자 조씨 등과 함께 다니던 회사에서 팀장으로 일하던 중 실적 부진과 동료 직원들의 험담에 스트레스를 받아 퇴사했고, 재취업을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무직으로 집에서 쉬다가 스스로가 한심해 자살하려고 했으나 혼자 죽기 억울했다”며 “전 직장에서 피해받은 것을 보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검거 당시 김씨에게서 술냄새가 났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사건기사를 1면 머리기사로 다룬 한겨레신문, 조선일보와 달리 경향신문은 <‘미국 곡물 흉작’ 미국은 느긋, 빈국은 비상>이란 제하의 기획기사를 1면 머리기사로 올렸다.

경향신문은 1면과 2면, 3면을 할애한 이 기사에서 전 세계 옥소수의 40%를 생산하는 미국의 옥수수 흉작과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지의 밀 소출 감소 등이 “이를 주식으로 삼는 저개발국가와 빈곤층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 곡물가 상승은 빈국에 식량구호를 해온 국제단체들의 지원 규모를 줄이는 부작용도 낳는다”고 전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에 촉각을 기울여왔던 한국일보는 이날 <안철수 중대결심 미룰 수 없게 됐다>는 제하의 1면 머리기사에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범야권 원로 인사들이 참여한 '희망2013 승리2012 원탁회의'는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후보 단일화 논의를 위해 야권연대 참여를 조속히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 안 원장은 야권 원로들의 요청에 화답해 추석(9월 30일) 전에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한편 중앙일보는 <'MB정부 야심작' 햇살론 첫 대출자 56명 현재>란 기획기사를, 서울신문은 <생산라인 곳곳 스톱 ‘파산’ 턱밑까지 왔다>를, 세계일보는 < "불안해" 전자팔찌 찰 성폭행범 1440명이…>를, 동아일보는 <25개 그룹중 23곳 비상경영 체제로>를 각각 1면 머리기사로 올렸다.

‘안철수 룸살롱’ 소동에 대한 두 개의 시각

동아일보에서 발행하는 시사월간지 신동아 9월호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룸살롱에서 술을 마신 적이 있다고 보도하자 이 내용이 즉각 네이버에 소개되면서 촉발된 이른바 ‘안철수 룸살롱’ 소동을 경향신문과 중앙일보가 이날 신문에서 사설로 다뤘는데, 그 시각의 편차가 크다.

경향신문은 이 소동을 포털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란 시각으로 접근한 반면, 중앙일보는 안철수 교수에 대한 도덕성 부재란 시각에서 접근했다.

경향신문은 <‘안철수 룸살롱’ 소동과 포털의 정치적 중립성>이란 제하의 사설에서 시사저널 조사를 인용해 포털이 언론 미디어로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을 적시한 뒤 ‘안철수 룸살롱’과 ‘박근혜 콘돔’이 네이버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상위권에 오른 사건의 의미를 풀어나갔다.

 

신문은 사설에서 “그제 신동아 9월호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룸살롱에서 술을 마신 적이 있다고 보도하자 이 내용이 즉각 네이버에 소개됐다. 그런데 석연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룸살롱이란 단어 검색에는 원래 성인인증이 필요한데, ‘안철수 룸살롱’으로 검색하면 성인인증이 없어도 되는 반면 가령 ‘박근혜 룸살롱’ ‘이명박 룸살롱’은 성인인증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면서 “네이버가 안 원장에게 부정적인 단어 검색이 쉽도록 조작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로 무슨 무슨 룸살롱이 판치더니 급기야 이 사안과 전혀 관계없는 ‘박근혜 콘돔’까지 검색어 상위를 차지하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박근혜 콘돔’은 네이버 측이 성인인증이 해제되는 경우를 설명하면서 과거 화제가 된 것을 예로 들었다가 인기 검색어로 떠오른 경우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설은 “이 소동에 가까운 사건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포털의 정치적 중립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국 포털 시장은 네이버 같은 시장 독점적 존재가 하려고만 들면 어떤 식으로든 여론조작이 가능한 구도다. 이 점에 있어 네이버는 이미 공정성 시비에 휘말린 전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앙일보는 <‘안철수 룸살롱’ 소동과 안철수식 불통>이란 제하의 사설에서 “성인남자가 유흥주점에서 술 마신다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얘기다. 그렇지만 안 교수는 다르다. 그간 발언과 정치적 위상 때문이다. 안 교수는 2009년 MBC TV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단란주점’이란 말조차 모른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렇기에 쟁점은 ‘안 교수가 거짓말 한 것 아니냐’로 모아진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이어 “거짓말 여부에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안 교수가 사실상 유력한 대통령 후보이기 때문”이라면서 “안 교수는 자신과 관련된 유권자들의 의문에 충실히 답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또 “사실이 아니라면 아니라고 말하면 그만이다. 근거 없는 흑색선전이라면 더더욱 적극 대응해야 한다. 그런 과정이 검증이며, 선거캠페인이다. 안 교수가 아무리 미루고 싶어도 유권자들은 이미 정치를 요구하고 있다. 그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안 교수가 기성 정치권에 촉구해온 ‘국민과의 소통’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앙일보의 이 사설은 ‘박근혜식 불통에 대한 물타기’ 아니냐는 시각도 있을 것 같다.

이와 관련해 동아일보는 이날 <박근혜 ‘화해 행보’, 야당은 폄훼할 일인가>란 제하의 사설을 통해 중앙일보와는 다른 각도에서 박근혜 후보를 적극 옹호했다.

사설은 박근혜 후보의 상도동과 동교동 방문에 대해 민주통합당이 반박 성명을 낸 것과 관련해 “민주통합당 정성호 대변인은 ‘집권 여당의 대선후보로서 진정한 사과와 반성 없는 전격적인 방문은 보여 주기 식 대선 행보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렸다. 민주당 내 일각에서 긍정적 평가가 없지 않지만 부정적 반응이 많은 편이다”고 지적한 뒤 “박 후보의 행보에도 반대 세력을 아우르려는 뜻이 담겨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화합의 노력은 국민 분열과 갈등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의미를 부각시켰다.

“하여튼 잘하라” 박근혜에 무표정으로 일관한 김영삼 부각시킨 중앙일보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박근혜 의원의 이른바 ‘화해 행보’에 대한 중앙일보의 시각이 흥미롭다.

중앙일보는 <박근혜 만난 YS, 공천 떨어진 현철과 무표정>이란 제하의 5면 머리기사에서 동교동 이희호 여사보다 더 냉랭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반응을 자세하게 다뤘다.

신문은 우선 “박 후보와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만남은 2008년 10월 이후 3년10개월 만이다. 박 후보는 YS의 부친 김홍조옹이 타계했을 때 빈소를 찾아가 조문했었다. 그러나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틀어졌다. 특히 YS는 새누리당 경선을 앞두고 자신을 예방한 김문수 경기지사에게 박 후보를 ‘칠푼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앞서 차남 현철씨는 총선 공천을 받지 못하고 새누리당을 탈당했다”며 두 사람의 관계를 설명했다.

이어 신문은 “(면담이) 비공개로 전환된 이후 두 사람은 YS가 쓴 휘호 ‘무신불립’(無信不立)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고 배석한 이상일 의원이 전했다. 무신불립은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는 뜻으로 ‘논어(論語)’ 안연편(顔淵篇)에 나오는 말이다. 이날 20여분간 진행된 면담에서 YS는 시종 무표정한 얼굴이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오히려 동교동에서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웠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2시40분쯤 김대중 도서관 5층 집무실에 도착해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10여분간 만났다. 이 여사는 미리 박 후보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대조적인 분위기를 묘사한 뒤 “비공개 면담에서 이 여사는 ‘만일 대통령이 되신다면 여성 모두가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고 박 후보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이상일 의원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뉴스브리핑 / 서영석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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