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대통령 공식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

Home LOGIN JOIN
  • 사람세상소식
    • 새소식
    • 뉴스브리핑
    • 사람세상칼럼
    • 추천글
    • 인터뷰
    • 북리뷰
    • 특별기획
  • 노무현광장

사람세상소식

  • 새소식
  • 뉴스브리핑
  • 사람세상칼럼
  • 추천글
  • 인터뷰
  • 북리뷰
  • 특별기획

home > 사람세상소식 > 사람세상칼럼

사람세상칼럼

[칼럼]노무현과 MB의 독도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012.08.28

이 칼럼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대일 행보가 과연 현명한 전략적 판단 위에서 이뤄지고 있는지를 노무현 대통령 시기와 비교-진단한 것으로 이번주 <시사인>(259호)에 실린 글입니다. <시사인>과 문정인 교수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노무현과 MB의 독도 

                                                                문정인 (연세대 교수·정치외교학)
                                                                                                            
2005년 3월18일, 일본 시마네 현 의회가 2월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정하는 조례를 통과시킨 직후였다. 청와대 관저에서는 만찬을 겸한 비공식 대책회의가 열렸다. 이해찬 총리를 비롯해 관계부처 장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당시 동북아시대위원장으로 일했던 필자도 그 자리에 있었다. 이 모임의 서두에서 노 대통령이 꺼낸 화두는 다음과 같았다.

“러·일 전쟁은 일본이 한반도를 차지하기 위해 치른 침략전쟁이었다. 일본은 1905년 1월부터 이 전쟁을 빌미 삼아 경성에 자국 군대를 진주시켰고 한반도의 철도부설권과 울릉도의 산림채벌권을 챙겼다. 그리고 2월21일에는 독도를 자국 영토로 만들어 시마네 현에 편입했다. 사실상 무력으로 독도를 강탈한 것이다. 100년 전의 독도 병탄 다음 날인 2월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선포한다는 건 제국주의 침략전쟁을 통해 얻은 점령자로서의 권리가 지금도 유효하다고 믿는다는 뜻 아닌가. 이는 한국의 완전한 해방과 독립을 부정하는 행위라고도 할 수 있다.”

한 참석자가 노 대통령의 발언에 이어 “최근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은 ‘보통국가’라는 명분하에 일본이 군국주의로 회귀하려는 흐름을 보여주는 행동이다”라고 주장했다.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대통령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일본은 이제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다. 1930년대식 군국주의의 부활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다. 무엇보다 일본 국민이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군국주의 부활과 재무장을 동일한 것으로 단정해서는 곤란하다.”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한다면 재무장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말이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당시 마산시 의회의 움직임을 보고했다. 시마네 현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에 대한 보복으로 대마도를 한국 영토로 규정하는 조례를 채택하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노 대통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관계부처 장관이 마산시 의회를 설득해 중단하도록 하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대마도가 일본 영토라는 건 국제사회가 모두 인정하는 사실이다. 우리가 대마도를 우리 땅이라고 우기면 다른 나라들이 이를 어떻게 생각하겠나. 자칫 독도가 우리 영토라는 사실의 정통성마저 훼손되지 않겠나. 명분을 잃으면 도리어 되잡힐 수 있다.”

만찬 참석자 일부가 한·일 간 교류협력도 당분간 중단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대통령의 생각은 달랐다. “이럴 때일수록 민간 차원의 교류는 지속하고 강화돼야 한다. 대다수의 일본 국민은 양식 있는 시민들이다. 이들과 공감대를 넓혀가야 일본 내 극우보수주의자들을 고립시켜 그들의 주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멈춰야 할 곳에서 멈추지 못한 MB

이제 2012년 8월로 돌아와보자. 이명박 대통령의 대일 행보는 과연 현명한 전략적 판단 위에서 이뤄지고 있는가. MB 정부 들어 한·일 관계가 말 그대로 밀월을 유지해왔음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가치동맹’이라는 틀 위에서 진행됐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과 군수협정 체결, 한·일 민주동맹과 한·미·일 3국 군사 공조의 모색은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현 정부 대일 정책의 골간이었다. 서울에서는 물론 도쿄의 그 누구도 청와대가 갑자기 지금과 같은 대립을 선택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과연 이를 관통하는 전략적 틀이 무엇인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냉철함을 기준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독도 방문으로 끝났다면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이벤트’가 84.6%라는 기록적인 국민적 지지를 받고 나자 청와대는 멈추어야 할 시점에서 멈춰서지 못했다. “일본의 국제적 지위가 예전 같지 않다”라는 폄하론과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면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라는 발언이 이어졌다. 언뜻 당연하고도 속 시원한 말일 수 있다. 그러나 일본 국민들, 특히 양식 있는 시민들의 마음을 얻어 극우주의자들을 고립시키는 일에는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다. 강상중 도쿄 대학 교수는 MB의 일왕 관련 발언이 치명적 결과를 가져왔다고 증언한다. 한국에 다분히 우호적이었던 중도나 좌파 인사들마저 등을 돌리게 됐다는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일본과 협력하는 지혜를 남겼다. 노무현 대통령은 일본과 ‘잘 싸우는 방법’을 보여줬다. 우리는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기는 한 것일까. 문득 두 전직 대통령이 그리워진다.


다음 글 목록

등록
1 page처음 페이지 1 2 3 4 5 6 7 8 9 10 마지막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