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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서거, 출발은 국세청 마무리는 검찰”

2012.09.03

“노 대통령 서거, 출발은 국세청 마무리는 검찰”


■ <한겨레>, 안원구 전 국장 증언 '단독'보도…“시작은 국세청, 마무리는 검찰”
■ “MB와 독대하던 한상률 국세청장이 협조 요청”, “‘도곡동 땅은 MB것’ 문건도 봤다”
■ 조선일보 1면에 ‘성폭행범 얼굴사진 잘못게재’ 사과문…‘범죄상업주의’ 비판


한겨레신문이 단독으로 보도한 안원구 전 서울지방국세청 세원관리국장 인터뷰 기사부터 전해야겠다. 지난 주말인 1일 66번째 생일을 맞은 노무현 대통령에 관한 이야기가 언급돼있기 때문이다. 거듭, 분노할 일이다.

‘MB 독대’ 한상률이 ‘박연차 조사 도와 달라’ 요청

오늘자 한겨레신문은 1면에 <“‘도곡동 땅은 MB것’ 문건 나 말고도 3명이 더 봤다” / 안원구, 한겨레에 녹취록 공개> 기사를 실었다. 기사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들어 사퇴압력을 받다 해임당한 안원구 전 서울지방국세청 세원관리국장이 “(이 대통령의 차명 소유 의혹이 일었던) 서울 도곡동 땅 관련 서류를 직접 봤고, 이 서류에 ‘실소유주: 이명박’이라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안 전 국장은 태광실업 세무조사에 대해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노린 국세청 차원의 기획 세무조사였다”고 말했다. 국세청 세무조사 관련 대목부터 보자.

안원구 전 국장은 또 태광실업 세무조사에 대해 “2008년 7월 당시 한상률 국세청장이 나를 불러 ‘박연차 회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자금줄이다. 그쪽을 치려면 태광실업의 베트남 공장 계좌를 까야 하는데, 박 회장이 베트남에서 국빈 대우를 받고 있어 어렵다. 안 국장이 베트남 국세청 사람들과 친분이 있으니 협조해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안 전 국장은 “한 청장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내가 대통령과 일주일에 한두번 독대를 하고 있다. 이번에 일을 잘 해내면 대통령에게 조사 결과를 보고해서 당신 명예를 회복시켜주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9면에 이어진 인터뷰 기사에서 안 전 국장은 이렇게 말했다.

 

 

“당시 태광실업은 부산에 있는 재계 600위권 밖의 회사에 불과했어요. 이 회사를 조사한다고 국세청 최정예 팀인 서울청 조사4국을 투입했습니다.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박연차 게이트’의 출발은 한상률 체제의 국세청 기획조사였고 마무리는 검찰에서 한 겁니다.”

그렇게 알고 있는 것과 확인하는 것은 또 다르다. 안 전 국장의 증언은 노 대통령의 서거가 전직 대통령을 겨눈 정권 차원의 기획에서 비롯됐음을 거듭 보여주고 있다. 일주일에 한두번 있었다는 독대 자리에서 MB와 한상률은 무슨 보고를 주고받고 어떤 계획을 짠 건지, 그리고 태광실업 세무조사에서 검찰 수사에 이르기까지 이 정권이 어떻게 굴러갔던 건지 낱낱이 밝혀야 할 일이다.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이명박’이라 적혀 있었다

한겨레신문이 앞세운 도곡당 땅 의혹 관련 내용을 이어서 보자.

안 전 국장은 2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있던 2007년 8월 포스코건설 정기 세무조사 중에(대구지방국세청) 조사국장·조사과장·조사팀장이 함께 비장한 표정으로 청장실에 들어와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는 이명박’이라 적힌 포스코건설 내부 서류를 보여줬고, 이를 내가 확인했다”고 밝혔다. ‘도곡동 땅 의혹’과 관련해 안 전 국장이 직접 그 내용을 언론에 밝힌 것은 처음이다.…안 전 국장은 이 문건에 대해 “노란 표지에 전표 등이 철심으로 묶인 서류철이었고, 맨 첫장 상단에 도곡동 땅 3필지의 번지수가 기재돼있었으며, 같은 장 중간에 ‘실소유주: 이명박’이라는 손글씨가 크게 적혀 있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려선 안 된다고 생각해 ‘세무조사 본질과는 상관없으니 포스코건설 쪽에 돌려보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한겨레신문은 사설 <안원구씨의 육성증언, 소홀히 넘길 수 없다>에서 “안 전 국장의 증언은 ‘도곡동 땅의 진실’을 비롯해 사정기관들의 권력 남용, 정치권과 일부 고위공무원의 뒷거래 의혹 등의 진상규명이 결코 끝나지 않은 과제임을 상기시킨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에서 언급했듯이 안 전 국장이 해당 문건을 포스코건설에 돌려보낼 당시는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 후보의 경선이 치열할 때였다. 이 대목은 어제 대선후보와 대통령으로 만난 회동소식에서 다시 거론할 필요가 있겠다. 

그래도, 박근혜와 이명박은 끝까지 함께 갈까

오늘자 신문에서 다 보도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회동. 2일 낮 청와대에서 100분간 단독 오찬으로 진행됐고 양측 만남은 초반 4분간 공개됐으며 브리핑은 5분이었다고 한다. (한국일보 1면), <10년 만에 대통령·여당후보 만남 / 대통령 탈당 않고 동행할 가능성>(경향신문 6면) 등의 기사처럼 언론은 현직 대통령의 탈당 없이 대선을 치를 가능성에 주목했다. 대통령 직선제를 택한 1987년 이후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다음 대선에서 그 정당을 유지한 적도, 대통령이 당적을 유지한 사례도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그리 된다면 나름 정치발전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겨레신문 안 전 국장 인터뷰 기사를 여기서 재론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다시 불거진 ‘도곡동 땅 의혹’과 태광실업에 대한 정권 차원의 표적세정·표적수사의 여파가 어떻게 이어질 것인가. 파문이 확산되더라도 새누리당 대선후보 박근혜는 대통령 이명박을 안고 가는 ‘광폭행보’를 계속할까. 지켜봐야겠다.

성폭행범 신상공개, ‘내가 먼저’가 중요한 <조선일보>


조선일보가 1면과 2면에 걸쳐 사과문을 게재했다. 뉴스브리핑에서는 일단 성폭행범 이름은 빼고 싣겠다. 조선일보는 <성폭행범 얼굴사진 잘못 게재 피해 본 분과 독자들께 사과드립니다> 제하 사과문에서 “일부 지역에 배달된 본지 9월 1일자(53판) A1면 나주 초등생 성폭행 사건 '병든 사회가 아이를 범했다' 제하의 사진 중 '범인의 얼굴'은 범인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밝혀졌습니다. 잘못된 사진으로 피해를 본 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아울러 독자 여러분께도 사과드립니다”며 경위를 설명했다. 조선일보는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을 성폭행한 흉악범의 얼굴을 보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취재팀에서 사진을 입수해 주변인들에게 당사자임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으나 경찰 수사 중인 본인의 확인을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성폭행범의 얼굴사진을 공개하는 게 100% 확인과정을 밟지 않고 해야 할, 그리도 촌각을 다툴 사안이었는지 의문이다.

경향신문, 서울신문, 한겨레신문 등에서 이 문제를 거론했다. 한겨레신문은 4면 <범죄상업주의가 빚은 조선일보 ‘오보’>에서 “‘반인륜 범죄’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해 온 <조선일보>가 무고한 시민 사진을 나주 어린이 성폭행범 얼굴이라며 1면(사진)에 싣는 대형 오보를 냈다. 전문가들은 ‘‘범죄 상업주의’가 부른 참사‘라고 규정했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이어 “전문가들은 보수 언론들이 주도해온 ‘흉악범 얼굴 공개 특종 경쟁’이 빚은 ‘참사’라고 지적했다”며 “<조선일보>는 2009년 연쇄살인범 강호순씨 사건을 계기로 ‘국민의 알 권리와 공익’을 위해 수사단계부터 흉악범 이름과 사진을 공개하겠다고 선언한 뒤 성폭행범 조두순·김길태씨 등의 얼굴을 공개해왔다. 무죄 추정 원칙에 반한다는 반론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응징’ 심리를 이용해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사에서 김종천 변호사는 “(일부)언론은 강호순씨 사건 이후 개정된 ‘특정강력범죄 처벌에 대한 특례법’이 얼굴 공개의 근거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공권력이 피의자 얼굴을 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한 법”이라며 “헌법상 규정된 인격권이나 초상권을 제한하는 신상 공개는 원칙적으로 성범죄자 신상 공개처럼 유죄 판결이 난 사건에 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늘자 신문에서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만이 피의자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다. 조선일보를 비롯해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는 모두 이름과 사진을 공개했다. 국민일보와 한국일보의 경우 피의자의 옆얼굴이 드러난 연합뉴스 사진을 게재했다.

민주당 경선보도 여전히 다른, 자꾸만 다른 <조선일보>

민주당 경선 소식도 모든 신문이 다 전했다. 눈에 띄는 신문은 조선일보. 좀 피하려 해도 자꾸 눈에 뛴다. 일부러 그리 보는 게 아니라 다른 신문과 다르니 할 수 없다. 5면에 4단으로 <“당원이 우스우냐”…지도부 성토장 된 민주 경선>이 크게 나갔고 옆에 2단으로 <문재인 50% 넘나 못 넘나 / 6연승에 46% 득표율…결선투표 갈지 관심>을 배치했다. 전형적인 홀대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 반면 다른 신문들은 ‘싸~한’ 경선 분위기나 지도부 성토 여론을 다루면서도 경선 결과를 앞세우긴 했다.

조선일보는 경선 초기 문재인 대세론이 확인되자 별 재미가 없다며 <‘결선 드라마’도 가물가물> 식으로 처리했다. 결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번엔 현장 분위기와 성토여론을 앞세운다. 이래도 안 되고 저래도 안 된다는 식이다. 조선일보가 ‘드라이하게’ 민주당 경선결과를 앞세우는 일은 없을 거 같다.

뉴스브리핑팀 / 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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