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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브리핑

방송뉴스 ‘박근혜 띄워주기’ 너무 심하다

2012.09.12

방송뉴스 ‘박근혜 띄워주기’ 너~무 심하다


■ 박근혜는 ‘긍정 이미지’ 부각..문재인은 ‘부정적’ 또는 '무시하기'
■ 단순 일정
·동정도 비중 있게 보도..'헌정무시' 발언 침묵 또는 뒷북
■ ‘안철수 협박’ 후속보도에도 침묵..공영방송이 '친박' 방송인가


오늘(12일)은 방송뉴스를 도마 위에 올려 볼까 합니다. 이미지를 통한 편파보도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KBS MBC SBS 등 방송3사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반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부정적 이미지를 부각시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이렇습니다. 방송뉴스는 박근혜 후보와 관련된 부정적 사안이나 내용은 가급적 언급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박 후보가 긍정적으로 나올 수 있는 사안은 뉴스가치와는 상관없이 큰 비중을 실어 뉴스로 다룹니다. ‘친박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박근혜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문재인은 가급적 ‘부정적으로’


박근혜 후보에 대한 호의적인 시선과는 달리 방송뉴스는 민주통합당에 대해선 부정적입니다. 방송사들이 민주통합당을 다루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민주통합당 경선을 둘러싼 갈등과 파열음 부각 △이른바 ‘비문 후보’들의 문재인 공격 발언 단순 전달.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반문 프레임’ 작동.

물론 방송사들의 이 같은 뉴스전달 방식이 고정 지지자들에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하지만 40%에 이르는 부동층에겐 막대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부동층의 특징이 정치에 대한 냉소와 회의가 강한 점을 고려하면 이런 리포트는 정치 혐오주의를 강화시켜 이들의 투표 이탈로까지 이어지게 할 수 있습니다. 부동층이 투표에서 이탈하면 누가 득을 보게 될까요. 판단은 독자에게 맡깁니다.

방송뉴스의 편파성 논란은 MBC 보도영상기자회에 의해서도 제기된 적이 있습니다. MBC 보도영상기자회는 지난 7월과 8월 두 달 동안 MBC <뉴스데스크> 영상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는데 <미디어오늘>이 전한 내용을 추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 7월 18일 주요 대선주자의 싱크를 소개하는 리포트에서 당시 박근혜 경선후보는 기자들에 둘러싸여 정상적인 인터뷰 화면이 나갔지만 문재인 민주통합당 경선 후보는 싱크는 인터뷰 형식으로 나간 대신 얼굴이 나오지 않고 풀샷으로 처리됐다. 영상기자회 관계자는 ‘매우 편파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편집’이라고 지적했다.” 

 

방송뉴스의 ‘친박 프레임’은 최근 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 9일 방송3사 메인뉴스를 대표적 사례로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근혜 후보의 고양 원더스 선수단 방문이 ‘별도 리포트’로 처리할 사안인가

이날 방송3사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10번째 지역 순회 경선에서 압승하며 누적 과반 득표율을 회복한 소식을 다뤘습니다. 그런데 이 사안과 함께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고양 원더스 선수와 관계자들을 격려한 소식도 언급했는데 전달방식과 영상편집의 ‘편파성’이 너무 지나치더군요.

먼저 지적해야 할 것은 ‘뉴스밸류’ 문제입니다. 이날(9일) MBC와 SBS는 박근혜 후보의 고양 원더스 선수단 방문을 민주통합당 경선 리포트가 방송된 직후 별도 리포트로 배치했는데 이게 과연 개별 리포트로 처리할 만한 사안인가 – 저는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른바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단순 방문인데, 이 정도면 단신이나 동정 정도로 취급해야 할 사안 아닌가요. 여당 대선후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정도 사안을 별도 리포트로 내보내는 건 지나치게 후한 대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야당의 대선후보 경선과 여당 대선후보의 단순방문 일정은 사안과 비중 모두 다르기 때문이죠. 그나마 MBC는 앵커멘트로 ‘간단히’ 처리했지만, 박근혜 후보의 화면 노출비율은 민주통합당 10번째 지역순회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문재인 후보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KBS의 경우 문제가 가장 심각했습니다. 같은 날(9일) “10연승 … ‘패자부활‘“(뉴스9)이란 리포트에서 문재인 후보의 10연승과 박근혜 후보의 고양 원더스 선수단 방문을 묶어서 처리한 KBS는 전달방식과 영상편집 모두 편파적이었습니다.

 

두 사안이 한 리포트 내에 묶여서 처리될 만한 ‘뉴스’가 아니었음에도 ‘동등하게’ 처리된 것도 문제였고, 민주통합당 경선과정에서 발생한 파열음과 박근혜 후보의 ‘환한 웃음’을 대조적으로 편집한 것도 논란거리였습니다. ‘문재인 1위’ → ‘민주통합당 파열음’ → ‘박근혜 긍정 이미지’로 연결되는 리포트는 KBS의 의도성 여부를 떠나서 ‘대조적 이미지’를 통한 박근혜 띄워주기로 오해받기에 충분하기 때문이죠.

 

 

박근혜 ‘인혁당 발언’ 논란, 뒷북치는 방송뉴스

방송뉴스의 ‘친박 프레임’은 박근혜 후보의 인혁당 발언 논란에서도 확인될 수 있습니다.

지난 10일 MBC <손석희 시선집중>에 출연한 박근혜 후보는 유신체제와 인민혁명당(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대해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습니다. 2002년 9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의해 ‘고문에 의한 조작’으로 판명이 나고, 2007년 1월 서울중앙지법이 인혁당 관련자 8명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판결했음에도 집권당의 대선 후보가 이를 부정하는 발언을 한 것이죠.

지난 11일자 대다수 언론이 이를 주요하게 보도하면서 박근혜 후보의 ‘역사관’을 문제 삼은 것도 이 발언이 갖는 파장이 적지 않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일 겁니다. 사실 유력 대선후보가 헌법정신을 무시하고 퇴행적 역사인식을 보였다는 것 자체가 대선 후보로서 결격 사유에 속할 수도 있는 사안이죠.

그런데 KBS MBC SBS 등 방송3사는 박근혜 후보 ‘인혁당 발언’ 논란이 불거진 이후 지난 10일 메인뉴스에서 이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에서 하루 종일 논란이 되고 11일자 아침신문들이 주요 기사로 보도했지만 방송사들은 침묵이었습니다.

고양 원더스 선수단 방문과 같은 ‘말랑말랑한 사안’은 별도 리포트까지 내보냈던 방송사들이 헌정을 무시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박근혜 후보의 퇴행적 역사인식에는 일제히 침묵한 것 -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저는 의도적 침묵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방송3사가 11일 메인뉴스에서 뒤늦게(!) 이 사안을 다루긴 했지만 박근혜 후보 발언 자체에 대한 비판보다는 여야의 정치공방으로 사안을 처리했습니다. ‘논란이 되고 있다’는 식의 전형적인 중계보도인 셈이죠. 저는 방송사들의 이 같은 보도행태를 ‘알리바이 저널리즘’이라고 명명합니다. ‘알리바이 저널리즘’은 특정 인물이나 조직에서 불거진 문제와 관련해 논란이 한창 확산될 때는 침묵하다가 나중에 ‘알리바이용’으로 뉴스를 ‘간단히’ 내보내는 걸 말합니다. ‘우리도 보도는 했다’는 증거자료를 남기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죠.

저는 방송사들의 이 같은 ‘친박 프레임’이 박근혜 후보에게 드리워질 부정적 이미지를 우려한 방송사 고위간부들의 ‘정치적 판단’이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이토록 중요하고 ‘핫’한 이슈가 왜 거의 이틀이나 지난 뒤에 메인뉴스에 등장했는지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안철수 불출마 협박’과 관련한 새로운 의혹도 침묵

‘안철수 불출마 협박’과 관련한 방송사들의 침묵도 지적해야겠습니다. 금태섭 변호사와 정준길 새누리당 대선기획단 공보위원 사이의 전화통화를 놓고 현재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데 둘 사이의 통화를 목격했다는 제3자가 나타났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한겨레가 11일자에서 보도한 내용인데, 목격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정준길 위원이 ‘거짓말’을 한 것이기 때문에 논란이 확산될 수 있는 사안입니다. 정준길 공보위원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직접 운전을 하다가 금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물론 정 위원은 “당일 택시를 이용하지 않았다”며 한겨레 보도를 부인했지만 이 사안은 언론의 검증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죠.

 


하지만 방송사들은 11일 메인뉴스에서 역시(!) 이 사안 자체를 다루지 않았습니다. ‘안철수 불출마 협박 논란’이 벌어지는 와중에 정준길 새누리당 공보위원의 해명이 거짓으로 판명나게 되면 가장 타격을 입을 정치인은 누구일까요. 이번 논란이 정준길 위원의 거짓말 논란으로 확산되면 피해가 가장 큰 정치인은?

이런 의문이 꼬리를 물고 늘어지지만 대다수 언론은 이 문제를 이슈화할 의사가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일부 언론을 제외하곤 사안 자체를 다루지 않은 데다 영향력이 큰 방송사들이 메인뉴스에서 일제히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죠. 논란이 확산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얘기입니다.

지금 방송뉴스의 정치보도가 과연 저널리즘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판단은 독자에게 맡깁니다.

민동기 / 뉴스브리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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