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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브리핑

새누리당 대변인 폭언 수준인 조중동 사설칼럼

2012.09.24

새누리당 대변인 폭언 수준인 조중동의 사설칼럼

■ 흔들리는 박근혜 대세론과 함께 등장한 세 신문의 ‘참여정부 헐뜯기’
■ 극언 마다않는 <중앙일보> 김진 칼럼의 거리낌 없는 ‘어두운 역사관’
■ 부활하는 <조선일보> 사설의 ‘정체성’과 <동아일보> 황호택 칼럼의 ‘편 가르기’



먼저 간단히 일별부터.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오늘 오전 9시 과거사 문제와 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힌다는 소식이다. 다 보도했다. 뉴스브리핑이 나갈 때쯤이면 진행 중이거나 다 끝났겠다.

국민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신문 등이 대선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게재했다. 세계일보 3면 기사 제목을 빌자면 <‘꽃가루 효과’(경선승리·출마선언>) 文·安 지지층 결집…朴 대세론 ‘흔들’> 양상이다. 허나, 박근혜 후보가 오늘 긴급하게 기자회견 하는 걸 보면 흔들리는 대세론은 ‘꽃가루 효과’만은 아닌 것 같다.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은 오는 12월 대선 투표시간을 오후 6시에서 오후 8시까지 2시간 연장을 추진하는데 대한 새누리당의 저항을 문제 삼았다. 각각 기사와 함께 <투표권 보장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다>(경향), <새누리당, 대선 투표시간 연장 못 할 이유 뭔가>(한겨레) 사설을 게재했다.


“야 이, 병× 새×들아, 너희가 기자 맞냐“

새누리당 김재원 신임 대변인이 만취해 기자들에게 막말을 퍼부었다고 한다. 한국일보 1면 <“朴후보, 아버지 명예회복 위해 정치하는 것” / 새누리 대변인 내정 김재원, 발언 논란되자 기자들에 욕설 파문>을 비롯해 국민일보 2면, 조선일보 3면, 중앙일보 6면 등에서 다뤘다. 이건 좀 소개하자. 김재원 신임 대변인이 23일 저녁 기자들과 인사를 겸한 식사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대변인은 24일로 예정된 박근혜 후보의 기자회견을 설명하며 "박근혜 후보가 정치를 하는 건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중앙일보 기사의 관련 대목.

이 발언은 식사를 함께했던 기자가 아닌 다른 기자들에게 알려져 저녁 시간부터 보도됐다. 이를 본 당 관계자들이 식사 중인 김 대변인에게 전화해 “그런 얘기를 한 게 맞느냐”고 물었고, 이에 자극 받은 그는 기자들에게 “(식사 자리에서 편안하게 한 얘기를) 정보보고를 했다”며 화를 냈다.

현장에 자사 기자가 없었다는 조선일보가 이어지는 내용을 가장 생생하게 전했다.

“야 이, 병× 새×들아, 너희가 기자 맞냐. 너희가 대학 나온 새×들 맞냐”고 했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네가 정보보고를 했느냐"고 기자들을 한 명씩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병×들아, 이렇게 정보보고 한다고 특종할 줄 아냐. 너희가 특종한 적이 있느냐? 너희가 보고하는 것은 우리에게 다 들어온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김재원 대변인의 취중 폭언. 각종 여론조사에서 확인되는, 흔들리는 박근혜 후보 대세론. 그리고 박근혜 후보의 기자회견. 세 가지를 놓고 다음 아이템을 보자.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으나 오늘자 동아·조선·중앙일보 세 신문의 사설칼럼이, 좋게 말해 눈길을 붙잡는다. 먼저 동아일보 논설실장인 황호택 칼럼 <문재인은 노무현을 지워야 보인다>의 한 대목.

‘편 가르기’ 않으려면 종편 출연부터?

문재인은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지 않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묘소에 찾아가고 싶지 않은 국민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지층만 싸고돌고 다른 쪽을 향해서는 거침없이 적개심을 쏟아낸 그 편 가르기의 졸렬함 때문이다. 기자들은 노무현 5년 동안 직업인으로서의 굴욕감과 함께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았다. 도대체 언론과 전쟁하기 위해 대통령이 됐단 말인가. 노 전 대통령은 품격을 떨어뜨리는 거친 표현으로 국민의 신뢰를 까먹었다.





황호택 칼럼은 “문재인이 친노들의 등록상표인 ‘편 가르기’ 언론관의 포로가 아니라면 민주당의 당론인지 아닌지도 애매한 종편 출연 거부부터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과한 평가에 비하면 종편 출연부터 해달라는 주문은 약소하거나 차라리 애교스럽다.


다음은 조선일보 <안철수의 ‘脫정당’에 맞설 문재인의 正體性은 무엇인가> 사설이다. “안 교수는 지금 탈(脫)정치·탈정당 흐름을 타고 있다”며 민주당은 국민의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되찾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근데 주문 내용이 이렇다.





정당에 대한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국민 사이의 계층적 적대감(敵對感)을 심화시키는 데 앞장선 일부 시민단체와 일부 정치 성향 지식인들을 끌어온다고 민주당 모습이 새로워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국민을 지역으로, 계층으로 나누고 교육 수준에 따라 적(敵)과 동지로 갈랐던 노무현 정치 5년을 답습하려 한다는 불신만 키우게 된다. 지금 문 후보에게 시급한 것은 노무현 정치를 넘어서서 새 시대를 개척할 새로운 인적(人的) 자원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일이다.


두 칼럼, 사설 모두 노무현과는 달라야 한다며 맘껏 노무현을 ‘평가’하고 있다. 참여정부 5년 당시와 하등 다르지 않은 그때 그 입장들이다. 중앙일보 논설위원·정치전문기자 김진 칼럼 <문재인의 어두운 역사관>은 그 정점이다. 사실, 이런 칼럼을 굳이 인용해야할지 뭉개야할지 월요일자 뉴스브리핑은 내내 고민해왔다. 김진 칼럼은 “우리는 이명박 정부에서 김대중·노무현 두 분 대통령을 잃었다. 두 분의 서거는 이명박 정부 국정 파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이다”라는 문재인 후보의 발언을 거론하며 이렇게 단언한다.

오피니언 명패 내건 ‘조현오 수준’의 중앙칼럼

노 대통령은 근본적으로 부인의 뇌물 때문에 자살했다. 뇌물도 충격인데 검찰이 ‘당신도 알았지 않은가’라고 추궁하자 분노와 모멸감까지 겹쳐 뛰어내린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근본적으로 노환(老患)으로 사망했다. 이것이 무슨 국정 파탄인가. 국정(國政)이 전직 대통령의 심기(心氣)와 질병까지 책임져야 하는가.

“이명박 정부 5년이 시대를 과거로 돌려놓았다. 민주주의와 인권도 후퇴했다. 국민은 불안 속에서 절망하고, 좌절하고 있다”는 문 후보 발언에 대해서는 “야당을 비롯한 반대 세력은 5년 동안 대통령과 공권력을 공격하고 조롱했다.…‘혀의 자유’는 하늘을 찔렀다”고 했다. 환기하자면, 칼럼에서 말하는 5년은 이명박정부 5년이다. 더 인용하진 않겠다. 새누리당 대변인이라는 사람의 폭언은 그나마 만취상태에서였다지만, 오피니언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이런 ‘조현오 수준’의 글은 어찌 봐야할 건가. 어느 게 더 바닥에 가까운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참여정부 5년 내내 봐왔던 이런 글들이 사설칼럼이라는 명패를 걸고 오늘자 세 신문에 나란히 등장하는 게 참 공교롭다. 신문들이 너도나도 보도하듯, 박근혜 후보의 대세론이 흔들린다는 시점 아닌가. 참, 변치 않아서 좋겠다.

이들 신문이 박근혜 후보의 오늘 기자회견은 또 어떻게 다뤄줄지 그래서 궁금하다. ‘그래 이거다, 훌륭하다’고 평해도 문제다. 그렇다면 오늘 지면에서 과시한 정도의 비난은 쏟아내야 공정하고 객관적인 건가? 아니, 그 또한 문제다. 표적이 누구를 향하건 이런 수준의 언론이 ‘주요 언론’으로 자리 잡고 있는 사회는 불행하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언론의 수준만큼 발전하고, 언론의 수준은 깨어있는 시민의 참여에 달려있다고 누군가는 말했다. 그는 이 나라의 16대 대통령이었다. 그 말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참으로 힘든, 하지만 포기하지 말아야할 숙제를 지금도 안고 있는 것이다.

뉴스브리핑팀 / 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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